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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내과/고혈압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 [3. 고혈압의 치료] (4) 상황별 고혈압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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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상황별 고혈압 치료

11.1.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

고혈압 진단에 있어서 백의고혈압이나 고혈압 치료 중 백의 효과는 여성과 노인에서 더 자주 관찰되는데,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약물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진료실자동혈압,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을 측정하여 약물치료 시작 전에 가급적 배제하는 것을 권장한다. 진료실혈압과 진료실 밖의 혈압이 차이가 있을 때는 진료실 밖 혈압을 기준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 이미 혈압이 140/90 mmHg 미만으로 조절되는 환자에서 보다 적극적인 강압 치료를 위해 약제를 증량하거나 추가하기 전에 백의 효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의고혈압환자에게는 대부분 생활요법을 권하고 주기적으로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 측정을 권고한다. 아직까지 근거는 불충분하지만, 백의고혈압환자가 대사 이상을 동반하거나 무증상장기손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생활요법과 동시에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290). 가면고혈압은 지속성 고혈압보다 더 심뇌혈관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어 철저한 약물치료가 고려된다63)64). 아직까지 모든 인구집단이나 환자에게 가면고혈압의 진단의 필요성과 가면고혈압의 역치 또는 재현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으나94)291), 가면고혈압은 흡연자 또는 직업적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에서 더 흔하고 고혈압전단계 환자에서 30% 이상에서 관찰된다137). 특히 위험도가 높은 대사증후군, 표적장기손상, 당뇨병, 만성콩팥병, 흡연자, 직 업적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는 가면고혈압을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권장한다.

11.2. 대사증후군과 고혈압

고혈압환자의 상당수는 고혈압 이외에도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당의 대사 이상을 동반하고 있으며, 무증상인 심뇌혈관질환도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당, 혈압 상승이 군집하여 존재하는 상태로서, 많이 이용되는 진단 기준은 다음의 5개 구성요소 중 3개 이상이 있을 경우이다294). 1) 복부비만, 2) 공복혈당 ≥100 mg/dL(당뇨병 포함), 3) 중성지방 ≥150 mg/dL, 4) HDL-콜레스테롤 <40 mg/dL(남성), <50 mg/dL(여성), 5) 혈압 ≥130/85 mmHg. 복부 비만은 허리둘레로 판정한다. 허리둘레의 국내 기준은 아직 통일되어 있지 않아 아시아-태평양 인구의 기준 수치인 남성 >90 cm, 여성 >80 cm216), 또는 한국인의 특이 수치로서 남성 ≥90 cm, 여성 ≥85 cm의 기준 이27)295) 보통 사용된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30세 이상 성인에서 증가하여 30.5%에 달한다296). 그러나 고혈압환자에서의 유병률은 이보다 약 2배 더 많다297). 서구에서의 보고에 의하면 대사증후군은 대사증후군이 아닌 경우에 비하여 심뇌혈관 사건 및 사망률은 약 1.5∼2배298), 당뇨병 발생은 약 5배 높다299). 아시아인에게 대사증후군에 의한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는 서구인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3∼4배이다300)301). 대사증후군에서 당뇨병 발생의 가장 강력한 예측인자는 고혈당이다. 그러나 고혈당이 없더라도 당뇨병 발생의 상대위험도는 약 2.4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301). 한편 고혈압은 당뇨병 발생의 위험인자이며302),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 비해 약 2배의 위험도를 가진다303)304).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고혈압환자에 대한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최종 목표인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며, 특히 당뇨병 발생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약물치료로써 생활요법, 특히 체중 감량과 규칙적 운동은 모든 환자에게 권고한다. 생활요법은 인슐린감수성을 향상시켜 혈압을 낮추고, 대사 이상을 개선하고, 당뇨병 발병을 지연시킨다292)293). 고혈압환자는 생활요법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하나 주의혈압 및 고혈압전단계 환자는 약물치료의 심뇌혈관 예방 효과가 부족하여 적극적인 생활요법을 실시한다131)140)141). 고혈압 약을 선택할 때는 강압 효과뿐만 아니라 대사 이상과 인슐린감수성에 유리하거나 적어도 해로운 영향이 없는 약을 선택한다. 이러한 이유로 ACE억제제/안지오텐신차단제나 칼슘차단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베타차단제 중 atenolol 등 구세대 베타차단제는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혈청 지질에 불리한 영향이 있으므로 단독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조심하여야 한다. 그러나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 베타차단제는 혈당, 혈청 지질에 해로운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ACE억제제/안지오텐신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거나 또는 이들 약과 병용요법에 사용할 수 있다249)250)305).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차단제와 베타차단제와의 병용요법은 칼슘차단제와의 병용요법에 비하여 혈압 강하 효과가 열등함을 고려해야 한다. 티아지드/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는 단독 또는 고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저용량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고용량 이뇨제는 저칼륨혈증으로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고 혈청 지질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구세대 베타차단제와의 병용은 피하고 포타슘 보존 고혈압약의 병용요법을 고려한다. 또한 이뇨제를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혈당, 지질에 미치는 불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와의 병용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11.3. 당뇨병과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고혈압이 2배 많이 발견되고, 고혈압환자도 당뇨병의 발생이 약 2배 증가된다310)311). 고혈압과 당뇨병이 공존하면 심뇌혈관질환, 뇌졸중, 콩팥 병을 진행시키므로 매우 위험하다. 당뇨병 환자에게 고혈압 발생이 높은 이유는 체중 증가와 함께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여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콩팥에서 소듐을 저류시켜 체액을 증가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혈당은 혈관 경직도를 증가시키고 동맥 경화를 진행시키므로 고혈압이 더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적인 야간혈압 강하 현상이 없어지는데, 이는 좌심실비대와 미세알부민뇨와 같은 무증상장기손상과 관련이 높다. 영국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축기혈압이 10 mmHg 낮아질 때마다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률은 15%, 심근경색증은 11%, 망막증 혹은 콩팥병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 증은 13%씩 감소하였다312). 이 외에도 많은 연구들에서 적절한 혈압의 조절은 당뇨병 환자의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307)313-316).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전단계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의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추가적 위험인자가 없이 당뇨병만을 동반한 중저위험군 고혈압환자의 일반적인 목표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권고한다. ACCORD 연구에서 SPRINT 연구 대상자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및 STEP 연구 결과를 고려하여 임상적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3, 4, 5기 또는 무증상장기손상을 동반한 당뇨병은 130/80 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 계 보호에 유리할 수 있다161)169). 동반된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1개 이상인 경우도 고위험 군으로서 130/80 mmHg 미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고혈압약과 관련해서는 여러 임상연구에 근거해서 ACE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 지속성 칼슘차단제, 이뇨제 및 베타차단제를 처방할 수 있고 동반질환을 고려하여 고혈압약을 선택할 수 있다317). 특히, 알부민뇨나 단백뇨를 동반한 경우 콩팥기능 보호 효과를 고려하여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차단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306-309). 어떠한 고혈압약이 더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충분한 강압을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상의 고혈압약을 병용하여야 하므로, 특정 약을 먼저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실제적인 의의가 적다. 그러나 베타차단제와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를 병용하는 것은 인슐린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병 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고 ACE억제 제와 안지오텐신차단제의 병용요법은 콩팥기능 손상 등이 우려되므로 금한다. 경구용 당뇨병 약제 중 SGLT-2 억제제는 혈압 강하 효과가 있어서 고혈압약의 용량을 조절 할 필요가 있는지 주의해야 한다318-320).

11.4. 노인 고혈압

노인에게 고혈압의 치료는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며, 수축기단독 고혈압환자에서도 고혈압 치료에 대한 이득이 관찰되기 때문에 고혈압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155). 그러나 80세 이상의 1기 고혈압환자에서 고혈압약의 사용에 따른 이득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 고혈압의 특징적인 소견은 중심 대동맥의 경직도 증가로 인한 수축기혈압과 맥압의 증가이다. 또한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한 신혈관 고혈압이 흔히 관찰된다. 혈압의 야간 강하가 적고 하루 동안에도 변동이 심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식후 저혈압과 같이 혈압 변동도 심하다. 노인 환자의 고혈압 치료에서도 비약물치료는 효과적이지만,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여야 한다133). 수축기혈압 140 mmHg 미만을 목표로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는 정도의 혈압 강하는 피하는 것이 좋다321). 초고령자, 노쇠한 노인의 고혈압에 대한 목표 혈압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SPRINT 연구와 STEP 연구 결과 노인 고혈압환자에서도 강력한 강압 치료가 보다 효과적이었지만, 초고령자, 노쇠한 노인, 시설 입소 노인의 고혈압에 대한 목표 혈압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고혈압약의 초기 용량은 젊은 성인의 1/2 용량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며, 충분한 강압 효과가 관찰될 때까지 서서히 증량한다. 다른 동반질환이 없는 고혈압환자의 경우 ACE억제제, 안지 오텐신차단제, 칼슘차단제, 이뇨제를 일차약제로 선택한다234)235)322)323). 베타차단제는 노인 고혈압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효과가 다른 약에 비해 뒤떨어진다. 따라서 협심증, 심부전, 빈맥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선택하여 사용한다. 단일 고혈압약으로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병용하여 사용한다. 환자가 다른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고려하여 고혈압약을 선택한다. 노인 환자에게는 혈압을 서서히 낮추는 것이 안전하며 약물 사용에 따른 합병증 발생 유무를 관찰하면서 약 용량을 증량 한다. 기립성 저혈압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립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적극적인 강압 치료는 오히려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되어 약제를 감량할 필요는 없다324). 기립성 저혈압의 치료는 수분/염분 섭취, 다리 꼬기, 웅크림 등의 자세 유지, 압박 스타킹 사용 등의 비약물치료와 midodrine, pyridostigmine, fludrocortisone 등의 약물치료가 있다325).

11.5. 심장질환과 고혈압

11.5.1.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은 허혈성 심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급성 심근경색증 발생에 관여하며314), 수축기 혈압이 140 mmHg 이상이면 모든 연령에서 허혈성 심질환의 발생이 매우 가파르게 증가 하고213), 120 mmHg 이상에서도 혈압이 높을수록 사망률이 증가한다130)329). 관상동맥질 환이 있는 고혈압환자는 “J-곡선” 현상을 고려하여 지나친 수축기혈압의 감소는 심혈관질 환을 상승시키는데 좌심실비대가 있는 경우 더욱 뚜렷하다. 그러므로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환자는 수축기혈압을 110 mmHg 미만으로 이완기혈압을 70 mmHg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330). 치료 약물로는 급성 심근경색증 후 1일에서 1개월 사이에는 베타차단제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146), 그 외 ACE억제제도 유효하다331).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환자에서 일차약제로는 베타차단제, ACE억제제 혹은 안지오텐신차단제가 권고되고 이 약제들로 증상이나 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칼슘길항제, 이뇨제 및 알도스테론길항제를 권고 한다146)327)328)332).

11.5.2. 심부전

고혈압은 심부전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심부전 환자의 약 75%에서는 고혈압의 병력 을 가지고 있다335-337). 그러나 심부전 환자에서의 혈압 조절의 효용성과 고혈압 약제 간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만성 심부전 환자의 혈압을 철저히 조절하면 심부전의 악화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 사건 및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338). 증상을 동반한 비대상성 심부전 환자의 혈압은 철저히 조절한다. 고혈압성 급성 심부전은 치료 시작 후 수 시간 동안 초기 혈압의 25% 이내에서 혈관확장제 주사와 이뇨제를 병용하여 적극적으로 강압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에서 혈압 조절과 별도로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과 재입원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증명된 ACE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길항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만약 ACE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길 항제를 병용함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를 병용해야 한다. 만약 이후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dihydropyridine계 칼슘차단제를 추가해 야 한다. 반면 비-dihydropyridine 계열 칼슘차단제(verapamil, diltiazem)는 좌심실 수축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339). 알파차단제는 신경호르몬계 활성화, 수분 저류, 심부전의 악화를 야기할 수 있어 투약하지 않아야 한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고혈압이 주요 위험인자이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혈압이 상승되어 있는 경우는 드물다. 고혈압이 동반된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도 철저한 혈압 조절이 심부전 악화를 막고 심뇌혈관 사건 및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빠른 시간에 과도하게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급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급성 고혈압성 심부전 상황에서는 심부전의 치료와 동시에 조기에 혈압을 낮추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혈압을 떨어뜨리면 콩팥, 뇌, 심근의 허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초기 수시간 동안의 혈압 강하 정도는 초기 혈압의 25% 이상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주사용 혈관확장제와 루프이뇨제를 병용하여 적극적인 강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증상을 동반한 비대상성(decompensated) 급성 심부전 환자에서도 사망률과 재입원률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어서 혈압을 철저히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어지럼증 등 증상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에서 120/60 mmHg 이하의 혈압 저하는 사망률 증가와 관련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340)

11.5.3. 심방세동

고혈압환자에게 심방세동이 흔하며343), 혈압을 잘 조절하면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다344). 고혈압환자에게 심방세동이 있으면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금기가 아니면 항응 고제의 사용을 고려한다345)346). 주로 와파린이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 트롬빈 억제제와 factor Xa 억제제가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와파린에 대등하거나 우수한 효과를 보이 고 있다347). 또한 심방세동이 있는 고혈압환자에게 적절한 혈압 조절은 항혈전 치료로 인한 출혈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348). 지금까지 심방세동이 있는 고혈압환자에서의 적정 목표 혈압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는 없었으며 고혈압환자가 포함된 심방세동의 연구에서도 혈압이 심장-뇌혈관계 예후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349-353). 일반적으로 혈압이 낮으면 심장-뇌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줄인 것으로 예상되지만 120/70 mmHg 이상으로는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350)352).

11.6 혈관질환과 고혈압

11.6.1.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

혈압을 낮추면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의 진행을 낮출 수 있다. 칼슘차단제와 ACE억제제가 베타차단제 또는 이뇨제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인다354)355).

11.6.2. 동맥경화증(혈관 경직도 증가)

혈압이 떨어지면 혈관벽의 부하가 줄어서 맥파 전달 속도를 줄일 수 있으므로, 모든 혈압 강하 효과가 있는 고혈압약은 혈관 경직도를 줄인다. 그러나 특정 약제가 혈관 경직도 개선에 더 효과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356-358).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억제하면 혈압 강하와 무관하게 맥파 전달 속도를 줄일 수 있고359-361), 혈관 확장성 베타차단제는 atenolol에 비해 중심동맥 수축기혈압을 더 떨어뜨린다362). 이런 혈관 경직도 개선은 오랜 기간 연구에서 알려져 있지만, 혈관 경직도 개선이 차후에 심뇌혈관질환을 줄이는지에 대해서는 말기신장병에서만 증명되었기 때문에363)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11.6.3. 말초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은 10년 후 사망률이 40%에 이르는 중증 질환으로 심뇌혈관질환의 모든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364). 특히 고혈압은 당뇨병과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수축기혈압을 조절하면 하지 절단율과 사망률이 감소한다312). 최근 메타분석과 SPRINT 연구를 고려하여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된 고혈압은 130/80 mmHg 정도로 충분히 혈압을 조절할 것을 고려한다159)365)366). 생활요법으로는 소금 섭취량 감소, 체중 감량, 음주 절제,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약물치료에는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 및 아스피린을 포함하는 것이 좋다 260)367). ACE억제제가 장기적인 심혈관 사고를 감소시켰는데, 약의 고유한 효과와 혈압 강하 효과 모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314)368). 그러나, 어떤 종류의 고혈압약을 사용하여도 혈압 조절에 따른 심뇌혈관질환의 감소 효과는 나타난다328)366)368-370). 혈당이나 지질 조절 치료를 병행하여 전체 심뇌혈관 위험도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동반질환으로서 관상동맥질환 및 심부전을 고려하여 치료약을 결정해야 한다. 베타차단제의 경우 말초혈관질환의 증상을 악화시켜 가능한 사용을 배제해 왔는데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며, 중등도 이하의 말초혈관질환 환자에게 베타차단제가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음이 보고되었다. 협심증 이나 빈맥 등에 의해 적응증이 된다면 사용해야 한다371)372). 말초혈관질환과 고혈압이 있는 경우 콩팥동맥협착의 빈도가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검사를 하거나 치료 과정에 주의를 요한다373). 특히, 심각한 하지허혈이 동반된 경우 혈압 강하가 하지허혈을 악화시킬 수 있으 므로 치료 과정에 주의를 요한다.

11.6.4. 대동맥질환

대동맥축착(coarctation of aorta)의 치료는 가능하면 유년기에 수술적 치료로 교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술적 교정 이후에도 유년기에 수축기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장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에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 대동맥축착이 발견되지 않아 중증 고혈압으로 진행되어 심비대와 좌심실비대, 축삭 부위 아래로 광범위한 측부 순환을 동반한 표적장기손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적절한 혈압 치료 전략에 대한 무작위 할당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374). 대동맥류 환자는 대개 증상이 없으나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대동맥벽이 긴장되어 탄력을 잃게 되고 대동맥 파열로 진행하여 위험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또한, 혈압의 변동성이 큰 경우 대동맥 파열로 잘 진행한다는 보고도 있다375). 대동맥류 환자는 강력하게 혈압을 조절하여야 하며 적응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혈압을 낮추어야 한다376). 베타차단제는 혈압을 낮추는 것 이외에도 수축기에 동맥벽에 미치는 충격을 낮추기 때문에 권고하나 마르팡증후군이 아닌 환자에 대한 연구 결과는 부족하다377). 베타차단제는 만성 고혈압 박리 환자의 수술 위험성을 줄이고378), ACE억제제에 비해 생존율을 개선시 킨다는 보고가 있다379). 대동맥박리를 포함한 급성 대동맥증후군에서도 베타차단제를 포함한 병용요법으로 강력하게 혈압과 맥박을 조절하여야 한다380). 급성 대동맥박리 환자는 일반적으로 첫 한 시간 이내 수축기혈압을 140 mmHg 이하로 조절하고 이후 120 mmHg 이하로 유지한다.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한 대동맥질환 환자의 혈압은 130/80 mmHg 근처로 충분히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95)159). 이첨대동맥판막(bicuspid aortic valve)은 대개 남성에서 흔하고 대동맥축착과 관련되 어 있으므로 동반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첨대동맥판막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대동맥병증이 병발하는 경우가 많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대동맥류로 진행하여 대동맥 파열과 같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381)382). 따라서, 이첨대동맥판막 환자의 혈압은 130/80 mmHg 이하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한 대동맥 협착을 동반한 환자에서 혈압 조절이 필요한 경우 안지오텐신차단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383).

11.7. 만성콩팥병과 고혈압

만성콩팥병이란 원인과는 상관없이 콩팥의 손상 또는 기능의 감소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이다. 콩팥 손상의 지표는 사구체여과율 저하(<60 mL/min/1.73m2 )뿐 아니라, 알부민뇨, 혈뇨, 농뇨 등 요검사 이상, 세뇨관 기능장애에 따른 전해질 이상, 영상의학 혹은 병리학적으로 진단한 콩팥 구조의 이상 및 콩팥 이식 등이다390). 알부민뇨는 뚜렷한 단백뇨 뿐 아니라 미세알부민뇨를 포함하므로 요중 알부민의 배설이 하루에 30 mg 이상이거나 혹은 단회 뇨에서 알부민/크레아티닌 비가 30 mg/g(3 mg/mmol) 이상인 것으로 정의한다390). 고혈압은 당뇨병과 함께 만성콩팥병의 주된 원인 질환이며, 동시에 만성콩팥병의 주요 합병증이다391)392). 또한, 국내외 연구를 통해 고혈압이 동반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혈압 조절은 콩팥기능 악화의 속도를 늦추고 심뇌혈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393-395). 최근 2017년에 발표된 미국 진료지침에서는 만성콩팥병의 목표 혈압을 130/80 mmHg 미만으로 권고하였으나396), 대상 환자의 특성과 혈압 측정 방법에 차이가 있어 논란이 있다. 따라서, 알부민뇨가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수축기혈압 140 mmHg 미만, 이완기혈압 9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397-399). 다만 알부민뇨를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목표 혈압은 수축기혈압 130 mmHg 미만이 바람직하다384)400-402). 이러한 혈압 조절의 목표는 당뇨병 동반 여부와 무관하다403).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도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비록 만성콩팥병 환자가 생활습관 변화 를 통해 임상 결과가 개선되었다는 임상시험 보고는 거의 없지만, 일반 인구 집단에서 조사된 결과로부터 추론이 가능하다404-410). 2007년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증가하고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에 사구체여과율이 낮았다411). 따라서, 건강한 체중으로서 체질량지수를 20~25 kg/m2 로 유지하고, 소금 섭취를 하루 5 g(소듐 2 g) 미만으로 제한하며, 운동과 절주 등 생활요법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대부분의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목표 혈압 도달을 위해 여러 개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모든 종류의 고혈압약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중 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차단제만이 임상 결과 개선에 대한 보고가 알려져 있다384-387). 따라서 과거 임상 진료 지침과 마찬가지로 알부민뇨를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ACE억제제 혹은 안지오텐신차단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이러한 약물 선호는 심뇌혈관 합병증보다는 콩팥기능 보호 효과에 대한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서, 당뇨병성 만성콩팥병과 비당뇨병성 만성콩팥병에 모두에 적용된다. 이러한 약물 선호는 주로 콩팥기능 보호 효과에서 기인한 것이나, Xie 등이 발표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레닌-안지오텐신 억제제가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콩팥기능 보호 효 과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증명되었다389)<표 19>. 그러나 만성콩팥병 5기(사구체여과율 <15 mL/min/1.73m2 )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다189). 따라서, 중증의 콩팥기능 저하자, 양측 콩팥동맥협착증 환자에서 레닌-안지오텐신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콩팥기능의 악화, 고칼륨혈증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ACE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의 병용요법은 권고되지 않는다. 병용요법과 단일요법의 임상 결과를 분석한 무작위 연구 및 메타분석에서 병용요법이 단일요법과 비교하여 알부민 감소의 효과는 있었지만, 사망률, 말기신장병으로의 진행,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지 못하였고, 오히려 병용요법에서 급성콩팥손상, 고칼륨혈증 등의 부작용이 의미있게 증가하였다189)388)389). 이러한 결과는 레닌-안지오텐신 억제제와 직접 레 닌억제제의 병용요법 연구에서도 유사하였다259).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모든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일정한 혈압 조절 목표를 적용하는 것이 때로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환자의 연령, 알부민뇨의 정도 및 동반질환 등을 고려 하여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노인과 당뇨병 환자는 기립성 저혈압 우려가 있으므로412-414), 일어설 때 현기증이 발생하는지 문진해야 한다.

11.8. 뇌혈관질환과 고혈압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은 혈압이 높을수록 증가하며, 고혈압은 조절 가능한 뇌졸중 위험인자 중에서 가장 흔하며 인구집단에 대한 기여위험도가 높다. 고혈압의 치료, 특히 수축기혈압의 치료는 뇌졸중 발병을 현저히 감소시킨다. 이를 위해 생활요법(체중감량, 저지방식이, 소금섭취감소, 운동, 절주, 금연 등)을 선행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115/75 mmHg 이상의 혈압에서는 수축기혈압이 20 mmHg, 이완기혈압이 10 mmHg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이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수축기혈압을 10 mmHg 혹은 이완기혈압을 5 mmHg 낮추면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약 40%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었다130). 임상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약물치료로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 10/5 mmHg 감소시키면 뇌졸중의 예방 효과는 환자의 기왕력 여부에 상관없이 30~40%에 달한다146)415)416). 뇌졸중의 일차 예방 목적으로 혈압은 140/90 mmHg 미만으 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248)417).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 어떤 약이 더 우수한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칼슘차단제 또는 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차단제가 베타차단제에 비하여 우수하다고 보고되었다418). 그러나 뇌졸중의 일차 예방을 위하여 특정한 종류의 고혈압제의 선택보다는 적절히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환자마다 개별화해야 한다419).

11.8.1.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에서 혈압 관리

급성기의 허혈성 뇌졸중에서는 보통 혈압이 상승한다433). 이는 스트레스, 기존의 고혈압 병력, 허혈 상태의 뇌조직에 혈류를 공급하기 위한 자동 보상작용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혈압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치료가 중요하며, 적절한 뇌관류를 위하여 갑작스런 혈압 강하를 피해야 한다. 허혈성 뇌졸중 1주일 이내의 급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안지오텐 신차단제를 1주일간 투여한 군에서 12개월 이후의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나314),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를 통한 근거 확립이 필요하다434). 오히려 혈압 상승에 대한 적극적인 처치가 뇌경색 부위의 관류를 감소시켜 오히려 뇌경색 부위를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급성기 1주 동안은 적극적인 혈압 치료는 바람직하지 않다121)435). 초급성 허혈성 뇌졸중에서 혈전용해 요법을 시행할 경우, 출혈 발생 여부는 치료 과정 전후의 혈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목표 혈압을 185/110 mmHg 미만으로 낮추어야 한다.

tPA로 혈전용해요법을 시행할 경우에는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각각 185 mmHg와 110 mmHg 미만으로 낮춘다. 고혈압약은 정맥주사제로 labetalol, nicardipine, diltiazem, nitroglycerin, 또는 nitroprusside를 추천한다436-439). 급성 단계 허혈성 뇌졸중에서는 수축기혈압이 220 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120 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약을 사용하도록 추천하지만, 뇌경색 부위의 관류 감소를 일으켜 뇌경색 부위를 확장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440). 이때 목표 혈압은 수축기혈압을 기준으로 이전 혈압의 85~90%로 한다. 그러나 고혈압성 뇌병증, 대동맥 박리, 급성콩팥손상, 급성 폐부종, 급성 심근경색증의 경우는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우려되므로 적절한 혈압 강하가 필요하다436)437).

11.8.2. 급성기 뇌실질내출혈에서 혈압 관리

이론적인 관점에서 뇌출혈 급성기에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하면 재출혈에 의한 혈종의 확장과 부종을 억제하므로, 뇌출혈 급성기에는 고혈압의 치료를 권장한다. 수축기혈압이 200 mmHg 이상이거나 평균혈압이 150 mmHg 이상이면 매 5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면서 조절한다. 수축기혈압이 180 mmHg 이상이거나 평균혈압이 130 mmHg 이상이면서 뇌압상승 소견이 동반된 경우에는 뇌압감시장치를 통하여 뇌관류압을 60~80 mmHg 로 유지하면서 혈압을 강하시킨다. 급성기 동안의 급격한 혈압강하는 오히려 높은 사망률과 관련이 있으므로, 뇌관류압을 60 mmHg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축기혈압이 180 mmHg 이상이거나 평균혈압이 130 mmHg 이상이면서 뇌압상승의 증거가 없으면, 15분 간격으로 혈압을 평가하면서 이전 혈압의 80% 또는 평균혈압 110 mmHg, 혈압 160/90 mmHg까지 혈압을 강하시킨다. 정맥주사제로 labetalol, nicardipine, diltiazem, nitroglycerin, nitroprusside 등을 추천한다446). 최근 140 mmHg 근처까지 혈압을 낮추었던 연구에서 약간의 이득이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140 mmHg 미만으로 낮추는 것은 권고하지 않는다441)442)447).

11.8.3. 이차 예방

뇌졸중 이후의 이차 예방을 위한 고혈압 치료는 사망률과 뇌졸중 및 혈관질환의 재발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176-178)415). 고혈압 기왕력이 없는 환자가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병하고 수일 경과 후에도 혈압이 140/90 mmHg 이상으로 지속되면 이차 예방 목적으로 고혈압약을 투약해야 한다. 비슷하게 기존의 고혈압 약물 치료 환자가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병하면 수일 경과 후 이차 예방 목적으로 고혈압약을 다시 투약해야 한다. 고혈압의 과거력 유무에 상관없이 뇌졸중 이후의 고혈압 치료는 사망률과 합병증을 감소시키며,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고혈압 치료에 포함해야 한다. 고혈압약 선택은 환자의 상태(두개강외 폐색성 뇌혈관질환, 콩팥병, 심장질환, 당뇨병)를 고려하여 개별화한다. 고혈압약은 메타분석 결과에 의해 ACE억제제와 이뇨제의 병용요법을 추천한다177). 열공성뇌경색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SPS3 연구에서 목표 혈압을 <130 mmHg로 한 군에서 목표 혈압을 130~140 mmHg으로 한 군에 비해서 심혈관 사건 발생은 줄이지 못하였으나 뇌출혈의 발생을 63% 감소시켰다. 179)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열공성뇌경색 환자들의 목표 혈압은 <130 mmHg을 고려할 수 있다.

11.9. 발기부전 환자의 고혈압 치료

고혈압환자의 발기부전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중 하나로 간주되어 예후가 나쁘다는 보고가 있으므로453)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적극 적인 생활요법을 권장하여 심뇌혈관 위험을 줄여야 한다454). 그러나 고혈압환자의 발기부전은 대부분이 진단되지 않고 있으며 소수의 환자만이 자발적으로 의사에게 상담을 구한다고 알려져 있어서, 심뇌혈관 예후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발기부전에 대해 문진하고 치료에 반영하여야 한다453). 통상적으로 고혈압약에 의한 발기부전은 0~25%로 알려져 있으나 고혈압 자체로도 내피 세포 기능장애, 산화스트레스 등으로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가 있어서 정확한 평가는 어렵다454). 발기부전은 보통 약 투여 후 4주 이내에 나타나며, 관련성이 명확할 때는 약을 교체 할 수도 있으나 기존의 동맥질환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베타차단제와 이뇨제가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칼슘차단제나 ACE억제제는 중립적이며 안지오텐신차단제는 오히려 이롭다는 보고가 있다455). 베타차단제가 발기부전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되면 혈관확장 작용이 있는 베타차단제로 대체할 수 있다455). Phosphodiesterase-5 (PDE5) 억제제는 고혈압약에 의한 발기부전 환자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고 효과적이며 추가적인 혈압강하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453). 그러나 PDE5 억제제 투여 후 혈압이 추가로 떨어지는지 주의가 필요하며, PDE5 억제제는 질산염 제제와는 병용 투여하지 않는다. 베타차단제는 알파차단제와 병용 투여하게 되면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456)457). 최근 SPRINT 연구에서 의하면 중년과 노년 여성에서 고혈압과 고혈압 약제의 사용은 성기능장애와 관련이 없었지만458) 여성에서 고혈압과 고혈압 약제에 의한 성기능 장애의 관련성은 남성에 비해 명확하지는 않다459). 치료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고혈압환자에서 진단 초기뿐만 아니라 추적관찰 기간 에도 성기능장애 유무에 대한 문진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남성에서 임상적으로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성기능장애와 관련이 많은 베타차단제나 이뇨제의 처방을 피하거나 다른 약제로 교체할 것은 권한다.

11.10. 임신과 고혈압

임신 중 발생한 고혈압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임신 중 만성고혈압’은 임신 20주 이전에 이미 고혈압이 있거나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이며, 2)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에 새로운 고혈압이 진단되었으나 단백뇨가 없는 경우이며, 3) ‘전 자간증’은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이 진단되고 동시에 단백뇨(24시간 요 단백이 300 mg 이상 또는 요 단백/크레아티닌 비가 300 mg/g 이상)가 동반된 경우이고 4) ‘만성고혈압과 전자간증의 중첩’은 임신 전 만성고혈압이 있는 환자에게 전자간증이 발병한 경우로 정의한다. 혈압의 높은 정도에 따라 경증은 140~149/90~99 mmHg 이상, 중등증은 150~159/100~109 mmHg 이상, 중증은 160/110 mmHg 이상으로 정의한다. 임신 중 고혈압은 백의고혈압에 대한 약물치료를 피하기 위해 활동혈압모니터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혈압이 160/110 mmHg 이상인 중증 고혈압은 약물치료를 하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다. 혈압이 150/95 mmHg 이상인 경우에는 분만 전후에 뇌졸중에 의한 입원 발생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121)460). 적극적인 혈압 치료의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으므로 혈압은 150/10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며 이완기혈압을 80 mmHg 미만으로 낮추지 않도록 권고한다461)462). 임신 중 유용한 고혈압약으로 hydralazine, methyldopa, labetalol, nifedipine이 있으나243), methlydopa는 국내에 도입되어 있지 않다. 약의 선택은 기존에 복용하던 약의 종류, 부작용, 기형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베타차단제는 태아성장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임신 후반부에 사용하고, 이뇨제는 체액량 감소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를 복용하면 선천성 기형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른 고혈압약으로 변경하도록 권고한다. 만일 고혈압약을 투여하는 중 임신으로 진단되면 ACE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차단제를 신속히 중단하고 대체약을 투여한다. 전자간증 등과 같이 응급 상황에서는 labetalol 정주가 추천되나 nitroprusside 또는 nitroglycerin 정주 및 경구 nifedipine도 사용할 수 있다. 분만 후에는 혈압을 140/90 mmHg 미만으로 조절한다.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은 이후에 고혈압으로 발전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전자간증은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조기 위험인자이다. 전자간증이 있었던 환자는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정맥혈전증의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고463), 지속적인 고혈압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4배 더 높다464). 특히 32주 이내에 전자간증이 발생한 경우, 사산한 경우, 태아성장장애가 있는 경우에 위험도가 증가한다. 따라서 임신 중 고혈압환자는 분만 후에도 지속적인 혈압 관리와 적극적인 생활요법이 필요하다. 수유 중인 환자는 땀샘 또는 모유로 배출되지 않는 고혈압 약제를 선택한다

11.11. 여성과 고혈압

여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젊을 때는 남성보다 낮지만, 갱년기가 지나면서 빠르게 증가하여 60세 이후가 되면 남녀 차가 없거나 오히려 여성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난다. 나이가 증가하면서 맥압이 증가하는 것은 남녀가 동일하나, 폐경 이후 여성의 혈압은 폐경 이전보다 수축기 및 이완기혈압이 상승한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의 여성에서는 백의고혈압이 빈번하므로 고혈압의 진단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폐경 이후에는 체중 증가, 호르몬 변화 및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난다465). 특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여, 폐경기 증상과 많은 심혈관 변화가 일어난다466). 과거에는 폐경기 여성에게 폐경 이후 호르몬 대체요법이 널리 권장되었으나, 임상연구 결과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권하지는 말아야 한다. 호르몬 대체요법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초기 몇 달 동안 혈압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467). 여성과 남성의 고혈압 치료는 차이가 없다. 혈압 강하와 고혈압약 계열 간의 효과에서도 남녀 차이가 없다468).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 일부에서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나, 가속성 혹은 악성 고혈압의 발생은 드물다. 고혈압의 가족력, 임신성 고혈압의 과거력, 잠재성 콩팥병, 또는 비만이 있거나 경구피임약 복용기간이 길수록 그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피임약 복용 초기에 혈압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할 것을 권고한다.

11.12. 수면 무호흡증

지속적상기도양압치료는 수면 무호흡증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연구에서 지속적상기도양압치료의 혈압 감소 효과는 2~3 mmHg로 보고되었고 치료 지속성 및 병의 중증도, 주간의 수면 여부에 따라 혈압 감소 효과에 차이가 있다469-471)473).

11.13. 인지기능장애

혈관질환 및 그 위험인자들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포함한 대부분의 치매 발생에 중요한 원인이다481)482). 고혈압은 허혈성 대뇌 소혈관질환과 대뇌 백질 이상의 주요 위험인자이고, 이들은 대뇌 신경회로를 손상시킴으로써 인지기능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483-485). 대부분의 관찰연구에서 수축기혈압이 잘 조절되면 알츠하이머 치매 및 기타 치매가 적게 발생하였 고, 60대 이후에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50대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한 환자군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되었다481)486). 고혈압 치료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효과를 관찰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에서 인지기능장애 및 치매 발생에 대해 고혈압 치료의 부정적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 검정력 부족, 추적 관찰 기간 부족 등의 문제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방 효과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인 강압치료가 치매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474)479)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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