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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내과/이상지질혈증

제1장 한국인 이상지질혈증의 역할 [2018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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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정 배경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은 이전 제3판의 치료지침을 근간으로 하여, 2015년 이후 새롭게 출시된 약제 및 최근 보고된 많은 임상연구 결과들의 근거수준과 전문가의견을 바탕으로 실제 이상지질혈증을 진료하는 일차의료기관부터 삼차의료기관까지의 모든 의사들에게 이상지질혈증의 치료 및 관리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자 제작되었다.

2. 목차 구성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의 구성은 이전 제3판의 이상지질혈증의 역학, 진단 및 치료기준, 생활요법, 약물요법, 특수집단에서의 이상지질혈증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맨 앞에 <변경내용 요약 및 근거수준>을 추가하였고, 맨 뒤에 <향후 연구과제>를 추가하여 추후 치료치침을 만들 때 필요한 연구들에 대해 정리하였다.

3. 변경 내용

제3판에 비해 제4판에서 개정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 이상지질혈증의 진단 및 치료기준

• LDL-C 직접측정법은 중성지방이 400 mg/dL 이하일 때도 측정할 수 있으며, Friedewald 공식을 이용한 calculated LDL-C의 간접측정법은 실제 LDL-C 직접측정법 보다 값이 낮게 나와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할 수 있으므로 LDL-C 직접측정법이 임상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 당뇨병 환자의 치료기준 변경: 당뇨병을 단순히 고위험군으로만 배정하지 않고, 표적장기 손상 혹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위험인자가 있는 당뇨병 환자는 위험도를 상향조정하였다.

• 경동맥질환을 가진 환자의 치료 기준 변경: 이전 제3판에는 50%가 넘는 경동맥 협착이 확인된 경우에만 고위험군으로 하였으나, 실제 협착의 정도 뿐 아니라 경동맥 경화반의 성상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제4판에서는 앞으로 심혈관질환의 사건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는 유의한 경동맥질환으로 수정하였다.

• 극초고위험군(extreme risk group)에 대한 고려: 최근 AACE 가이드라인에서는 LDL-C 목표치를 55 mg/dL 미만으로 낮추는 극초고위험군에 대한 권고가 있으나, 이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합의가 필요하므로 이번 치료지침의 본문에 언급은 하였으나 권고 사항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2) 이상지질혈증의 생활요법

• 총 지방섭취량, 총 탄수화물섭취량에 대한 권고등급을 I에서 IIa로 변경하였다.

• 콜레스테롤 섭취 제한: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일 때만 300 mg 이내로 제한하였다.

• 총 탄수화물섭취량: 이전에는 과다하지 않을 정도라고만 했으나, 이번 제4판에서는 총 에너지 섭취량의 65% 이내로 과다하지 않게 하고, 당류 섭취를 10-20% 이내로 제한하였다.

•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 유산소 운동은 중등도 강도로 30분 이상 주 4-6회, 저항성 운동은 주 2회 이상으로 좀더 구체적으로 서술하였다.

• 금연: 간접흡연에 대한 기술을 추가하고, 흡연의 양을 줄이는 것은 권장되지 않고 금연이 중요함을 기술하였다.

3) 이상지질혈증의 약물 요법

• 니코틴산 치료제 삭제: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약제 중에서 니코틴산은 여러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대한 이득을 증명하지 못했고 오히려 안면홍조나 당대사 이상의 부작용이 심했으며 실제 국내 사용 가능한 약제도 없어서 치료부분에서 삭제하였다.

•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의 병합요법: 스타틴 사용에도 LDL-C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여러 약제 중에서 임상적 이득이 확인된 에제티미브의 병합요법을 먼저 권고하였다.

• PCSK9 억제제 추가: 새로 출시된 PCSK9 억제제의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내용을 추가하였고, 초고위험군에서 최대 가용 용량의 스타틴 단독 또는 에제티미브를 병용하여도 LDL 콜레스테롤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PCSK9 억제제를 병용하여 사용할 수 있음을 권고하였다.

• 초고위험군에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뿐 아니라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도 추가함: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도 적극적인 LDL-C의 강하효과가 확인되어 이를 초고위험군에 포함시켜서 LDL-C가 70 mg/dL 미만이라도 스타틴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음을 권고하였다.

4) 제5장 특수집단에서의 이상지질혈증: 뇌졸중, 만성신질환, 당뇨병, 노인, 소아청소년기, 가족성, 임신 중

• 뇌졸중: 뇌졸중의 아형을 분류하고 이중 죽상경화증에 의한 허헐뇌졸중의 경우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중요함을 정리하였다.

• 신이식 환자: 이식환자에게 투여되는 cyclosporine과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fluvastatin과 pravastatin을 권고하였다.

• 신질환 환자에게 고중성지방혈증 치료: 공복 중성지방이 1,000 mg/dL 이상인 경우 피브린산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음을 권고하였다.

•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가 스타틴으로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 에제티미브 병용사용을 권고하였고, PCSK9 억제제의 병용사용을 고려할 수 있음을 권고하였다.

•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기준: Simon Broome 기준과 Dutch 기준 뿐 아니라 Make Early Diagnosis to Prevent Early Deaths (MEDPED) 기준과 한국인 FH를 대상으로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예측하는데 적절한 LDL-C 225 mg/dL 이상에 대한 기준도 추가 제시하였다.

•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법: 스타틴을 일차약물로 사용하고, 스타틴 가용용량으로도 LDL-C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에제티미브 추가 요법을 고려하고,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담즙산 수지나 PCSK9 억제제 추가 사용을 권고하였다.

심혈관계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 원인으로, 연간 1,700만 명이 심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나, 저개발 또는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심혈관계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심혈관계질환의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자료 살펴 본 우리나라 심뇌혈관계질환 사망률 변화는 다음과 같다. 전체 순환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983년에 남자는 10만 명당 187명, 여자는 10만 명당 145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남자는 10만 명당 111명, 여자는 10만 명당 125명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되었는데, 이 영향을 보정한 연령보정사망률을 보면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같은 기간 동안 약 1/5 수준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그림 1-1).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사망원인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3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남자는 10만 명당 31명, 여자는 10만 명당 26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연령 보정한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2000년대 초중반에 최고조에 달하였고 그 이후로는 감소하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보정하지 않은 사망률은 남녀 차이가 크지 않지만, 연령보정사망률은 남자가 여자보다 2배가량 높은 특징도 보이는데, 이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고령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그림 1-2).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오랫동안 큰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2000년 이후로 남녀 모두 사망률이 감소하여 2016년에는 남자는 10만 명당 44명, 여자는 10만 명당 47명 수준까지 감소하였다. 반면 연령 보정한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매우 빠르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부터 1994년 사이에 뇌혈관질환 사망률이 갑자기 증가한 것은 이전에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으로 잘못 분류되던 통계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바로잡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추정된다. 남녀를 비교해보면 연령보정하지 않은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남자보다 여자가 높지만, 연령보정한 사망률은 남자가 여자보다 1.5배 정도 높다. 이것도 뇌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은 노인인구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그림 1-3).

뇌혈관질환 중에서는 2002년까지는 뇌출혈(비외상성 뇌내출혈 및 지주막하출혈)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았으나, 그 이후에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다(그림 1-4). 고혈압 환자의 치료수준이 향상되어 뇌출혈의 발생이 크게 줄었으며, 뇌출혈 환자의 치료 성적도 좋아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심혈관계질환의 유병률과 발생률은 국가단위의 통계자료가 부족하여 사망률보다 그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체 심혈관계질환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으며, 발생률은 질병의 종류에 따라서 다른 경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에 시작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뇌졸중 유병률은 3% 전후로 보고되고 있으며, 관상동맥질환 유병률은 1998년에는 1% 미만이었으나, 2010년에는 2.5%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혈관계질환의 발생률은 동일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그 변화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추정이 더욱 어려우며, 이 때문에 질병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그 효과를 평가하기도 어렵다. 다만 건강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한 최근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추정하면, 급성심근경색증 발생률이 남자는 10만 명당 연간 50여 건, 여자는 10만 명당 20여 건 정도로 추정된다.7-9 뇌혈관질환의 발생률은 뇌경색과 뇌출혈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뇌출혈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나, 뇌경색의 발생은 천천히 증가하여 최근에는 뇌경색 환자가 뇌출혈 환자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심혈관계질환의 발생 규모가 지역과 시간에 따라 다른 것은 심혈관계 위험요인의 분포가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심혈관계 주요 위험요인인 흡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세 가지 위험요인 분포로 지역별 심혈관질환 기대사망률을 예측해보면, 실제로 해당지역에서 보고된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매우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뇌혈관질환은 빠르게 줄어들었으나 관상동맥질환은 증가한 이유 중 하나가 이상지질혈증의 증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지질혈증은 뇌혈관질환도 증가시키지만,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더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혈압의 유병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며, 흡연율 감소도 정체되고 있는 반면에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증가가 뚜렷하다. 전 세계적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이 허혈성심질환의 56%, 뇌졸중의 18%의 원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 관상동맥질환의 규모가 뇌혈관질환의 규모보다 커질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우리나라의 전체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은 감소하지만, 그 유병 환자의 숫자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관상동맥질환이 심혈관계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심혈관계질환은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 다요인질환(multifactorial disease)이다.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위험요인(risk factor)은 많이 알려져 있으며, 지역과 시간에 따라 심혈관계질환의 발생 규모와 종류가 달라지는 것도 지역과 시간에 따라 위험요인의 분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생태학적 연구 결과에서 흡연, 이상지질혈증, 고혈압의 3가지 위험요인 분포로 예측한 심혈관질환 기대사망률과 실제 측정한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의 위험요인들은 유전요인, 사회환경요인(소득, 교육수준, 거주지역 등), 생활습관요인(흡연, 운동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 대사요인(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치료 관점에서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개선가능 위험요인(modifiable risk factor)과 성, 연령, 유전처럼 개선 불가능한 위험요인(non-modifiable risk factor)으로도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해 중요한 위험요인들은 질병에 대한 기여도가 크고 바꿀 수 있는 위험요인들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심혈관계질환의 주요 개선가능 위험요인(major modifiable risk factors)이라고 하는데, 전체 심혈관질환 발생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교정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기 때문이다.4 네 가지 주요 위험요인 이외에도 가족력, 고령, 운동부족, 비만, 만성염증, 혈액응고이상, 대사증후군, 우울증과 스트레스 등도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코호트 연구에서 주요 심혈관계 위험요인이 질병발생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를 나타내는 인구집단 기여 위험도(population attributable risk)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심뇌혈관계질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은 남자의 경우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순으로 확인되었고 네 가지 위험요인을 모두 합하면 기여 위험도가 64%에 달하였다. 여자의 경우 심뇌혈관계질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순이었다(표 1-1). 이 연구에서 관찰된 위험요인과 심뇌혈관질환 발생의 위험도의 연관성을 살펴본 비교위험도(relative risk)를 보면, 흡연과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요인은 뇌혈관질환보다 관상동맥질환과의 연관성이 더 높았고, 고혈압은 관상동맥질환보다는 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더 높았다(표 1-2).

한국인 연구에서도 심혈관계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은 고혈압, 흡연,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등으로 다른 나라 연구결과와 같으나, 위험요인 분포의 변화에 따라 향후 심혈관계질환의 분포는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혈압의 유병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며, 흡연율 감소도 정체되고 있는 반면에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은 증가하고 있고,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증가가 뚜렷하다. 고혈압은 뇌혈관질환 특히 뇌출혈과의 관련성이 더 높은 반면에,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당뇨병은 관상동맥질환과 관련성이 더 높기 때문에, 관상동맥질환의 규모가 뇌혈관질환의 규모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견된다. 우리나라의 전체 순환기계 질환 사망률은 감소하여도 유병환자 숫자는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관상동맥질환이 대표적인 심뇌혈관질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개별 위험요인의 평가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노출 정보를 종합하여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위험요인 노출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위험요인 여부만으로는 개인의 질병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 여러 위험요인 노출 정도를 계량화하여 개인의 질병 발생 확률(위험도)을 계산하는 시도가 위험도 평가(risk assessment)이다. 질병 위험도 평가는 임상 의사결정(clinical decision-making)에서 매우 중요하다. 개별 환자를 대상으로 최선의 예방 혹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려면, 여러 대안들의 이득과 위험을 비교하여야 하는데 이 비교평가에 꼭 필요한 정보가 개인의 질병발생 위험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 역학연구인 Framingham Heart Study는 질병 위험도 평가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였다. 개인의 연령과 성, 혈청 총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병, 흡연 등 7가지 정보를 이용하여 10년간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도를 계산하는 Framingham Risk Score가 처음 개발된 이후로 여러 가지 버전의 심혈관질환 예측 모형이 개발되었으며, 이에 근거한 심혈관질환 예방 권고안이 만들어졌다. 심혈관질환 분야에서의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뇌혈관질환, 암, 당뇨병, 골다공증 등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위험도 평가 도구들이 개발되었다. 국내에서도 Framingham 공식을 우리나라에 맞게 보정한 ‘Recalibrated Framingham risk equation’이 발표된 적이 있고, 전국 18개 종합건강검진센터 피검자 430,920명을 10년 추적 관찰한 Korean Heart Study (KHS)에서 뇌졸중 위험도 평가 모형과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모형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 한 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5년간 심혈관계질환(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 평가 모형을 개발한 국내 연구 결과도 있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평가에 대한 내용은 제6장의 향후연구과제에서 자세히 기술하였다.

이상지질혈증의 정의는 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 Adult Treatment Panel III (NCEP-ATP III)에서 권고하는 바와 같이, 소위 죽상경화성 이상지질혈증(atherogenic dyslipidemia)으로 알려진, 고LDL 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저HDL 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 및 과거 의사진단이나 지질강하제를 복용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고지혈증 선별검사의 일반적인 권고사항은 식사와 무관하게 총콜레스테롤과 HDL (high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범국가적 또는 전 세계적 역학 연구는 총콜레스테롤 값을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의 질병 규모를 평가 또는 비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혈중 지질 농도 분포와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 mg/dL 또는 약물복용 중인 경우로 정의함)의 유병률 및 관리지표를 발표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까지 많은 역학연구를 통해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과의 분명한 연관성은 LDL (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이 강력한 위험인자임을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며, 많은 역학 연구에서 죽상경화증 발생에 LDL 콜레스테롤이 주요한 원인임이 밝혀졌고, LDL 콜레스테롤 강하치료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다. 과거에는 LDL 콜레스테롤을 직접 측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많은 임상연구에서는 혈청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여 LDL 콜레스테롤 값을 계산하여 평가하였으나(Friedewald 공식), 음식 섭취에 따라 변동이 있는 중성지방 측정값에 따라 정확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혈청 지질 농도 분포는 성과 연령에 따라 다르고, 여자에서는 폐경 전후 차이가 크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의하면5, 혈중 총콜레스테롤 농도는 남녀 모두 10–14세보다 15–19세에 약간 감소하였다가 20세 이후에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남녀를 비교하면 10대는 여자의 총콜레스테롤이 더 높고 20대 초반에 교차하여 30, 40대는 남자의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더 높지만, 50세를 전후로 다시 한 번 교차하여 50대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여자의 총콜레스테롤 농도가 더 높다(그림 1-5).

심혈관계질환과 관련성이 높은 LDL 콜레스테롤 농도도 총콜레스테롤 농도와 유사한 분포를 보인다. 남자의 LDL 콜레스테롤 농도는 20대 초반부터 빠르게 증가하여 30–50대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후에 서서히 감소한다. 반면 여자의 LDL 콜레스테롤 농도는 60세까지 증가하고 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한다 (그림 1-6).

연령별 중성지방 농도는 성별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남자에서 중성지방 농도는 10세부터 40세까지 빠르게 증가하여 40–60세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60세 이후에 서서히 감소한다. 반면 여자에서는 30대까지는 매우 낮게 유지되다가 40대 중반 이후에 증가하기 시작하여 65세 이후에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한다. 따라서 20대부터 50대까지는 남자가 여자보다 중성지방 농도가 월등히 높지만 60대 이후에는 오히려 여자의 중성지방 농도가 약간 더 높다(그림 1-7).

심혈관계질환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 농도는 모든 연령층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높다. 그러나, 20–30대에는 여자의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남자보다 10 mg/dL가량 높지만 60대 이후에는 그 차이가 5 mg/dL 이내로 줄어든다(그림 1-8).

국민건강영양조사로 파악한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 mg/dL 또는 치료제 복용)의 유병률은 2005년에는 남자 7%, 여자 8%에서 2016년에는 남자 19%, 여자 20%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그림 1-9). 연령별로는 남자는 50대에 유병률이 가장 높아 28%이고, 60대도 27%의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여자는 50대 이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60대가 47%로 가장 높았다.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중 한가지 이상이 정상범위를 벗어나거나 이상지질층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포함한 전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40.5%로 고콜레스테롤혈증보다 2배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성별, 연령별로 제시하면 그림 1–10와 같다. 남자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24에서 16%로 시작하여 55–59세에 49%까지 증가하고 이후에는 서서히 감소하여 75–79세에는 38%에 이른다. 반면 여자의 전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24세에 7%로 매우 낮게 시작하여 44세까지는 낮게 유지되다가 이후에 빠르게 증가하여 60–64세에는 50%에 달하고 같은 나이의 남자보다 유병률이 더 높다(그림 1-10).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동반질환 유무에 따라서도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Dyslipidemia Fact Sheets in Korea, 2018”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에서 비만할수록 이상지질혈증은 증가하여 특히, 체질량지수 25 kg/m2이거나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반 또는 50% 이상에서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었다(그림 1-11, 1-12).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인 경우에 비하여 두 배 이상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경우, 각각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 수치로 분석한 결과,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LDL 콜레스테롤100 mg/dL)은 66%에서 87%로, 고혈압이 있는 경우 이상지질혈증 유병률(LDL 콜레스테롤130 mg/dL)은 56%에서 71%로, 각각 32%와 27% 증가하였다(그림 1-13).

다행히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의 관리지표는 개선되고 있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인지율(유병자 중 의사로부터 진단받은 비율)은 2005년 24%에서 2016년 58%로 향상되었으며, 같은 기간 치료율(유병자 중 콜레스테롤강하제 복용한 비율)은 17%에서 49%로, 유병자 조절률(유병자 중 총콜레스테롤 200 mg/dL 미만인 비율)은 11%에서 41%로, 치료자 조절률(치료자 중 총콜레스테롤 200 mg/dL 미만인 비율)은 62%에서 83%로 각각 향상되었다(그림 1-14). 이러한 관리지표는 전반적으로 남녀 모두에서 향상되고 있으나, 50세 미만의 인지율 및 치료율은 최근까지도 20–30% 정도의 낮은 비율을 보였다(표 1-3).

요약하면, 우리나라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에는 20%로, 이는 30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이보다 높은 43%로, 30세 이상 성인 5명 중 2명 이상에 해당한다. 최근 과거에 비해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인지율과 치료율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여전히 50세 미만의 인지율 및 치료율은 20–30% 정도로 낮아 좀 더 적극적인 중재와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2026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격한 고령화는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지질분포와 이에 따른 질병분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인인구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 젊은 성인들과 달리 노인에서는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모두 남자보다 여자가 더 높고, 심혈관계질환 및 사망의 위험을 낮추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성별 차이는 줄어들기 때문에 고령자 특히 여성 고령자의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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