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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내과/두드러기, 혈관부종

만성 자발두드러기(CSU), 반복되는 가려움과 부종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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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자발두드러기(CSU), 반복되는 가려움과 부종의 정체는?

가려움증이나 피부발진이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니라 만성 자발두드러기(Chronic Spontaneous Urticaria, CSU)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CSU는 6주 이상 반복적으로 두드러기(팽진)나 혈관부종, 또는 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이 질환은 대개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자연 발생하며, 반복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증상이 특징입니다.

CSU의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아직 확립된 하나의 이론은 없지만, 면역반응 이상이나 자가항체 등이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질환을 자가 제한적인 질환으로 경험하지만, 평균적으로 2~5년 이상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에서는 그보다 더 오랜 기간 만성적으로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기적인 경과는 환자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찰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학적으로 “자발성(spontaneous)”이라는 용어는 CSU를 유발성 두드러기와 구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유발성 두드러기란 열, 냉기, 압력, 햇빛, 물, 운동 등의 외부 물리적 자극에 의해 유도되는 피부 반응을 말합니다. 반면 CSU는 특별한 외부 자극 없이 자연적으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극 없이도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진단적으로 중요한 차이를 가집니다.

 

2017년 이후 국제 가이드라인은, 두드러기 없이 혈관부종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도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CSU에 포함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단, 브라디키닌 관련 질환이나 다른 혈관부종성 질환이 배제되어야 합니다. 임상적으로는 전체 CSU 환자 중 약 절반에서 두드러기 단독으로 나타나며, 약 40%는 두드러기와 혈관부종이 함께, 10%는 혈관부종 단독으로 나타납니다.

 

이 질환은 성인에서 더 흔하며, 특히 여성에게서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입니다. 주로 30대에서 50대 사이에서 처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소아 환자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성인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임상 증상은 피부에만 국한되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팽진이라 불리는 두드러기 병변입니다. 이 병변은 중앙이 부풀어오르고, 주변에 붉은 홍반이 동반되는 형태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가려움이 심합니다. 병변은 보통 30분에서 24시간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고, 피부에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가려움은 특히 야간에 심해져 수면을 방해하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두드러기 외에도 혈관부종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는 피부보다 더 깊은 조직인 점막하 혹은 피하 조직에 부종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주로 입술, 볼, 눈 주위, 사지, 생식기 등 비중력 부위에서 비대칭적으로 발생하며, 가려움보다는 둔한 통증이나 저림, 따끔거림 같은 감각 이상을 유발합니다. 혈관부종은 발생 후 수 시간 내에 나타나며, 최대 1~3일에 걸쳐 점진적으로 소실됩니다.

 

두드러기 병변의 소실 시간이 중요한 진단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CSU에서는 병변이 하루 이내에 사라지지만,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멍이 남는 경우는 혈관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이 경우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환자가 현재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두드러기 병변이 덜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변의 특징이 애매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합니다. 우선적으로 H1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며,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용량을 2~4배까지 증량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오말리주맙(Omalizumab) 같은 생물학제제나 면역억제제(예: 사이클로스포린)가 고려되기도 합니다. 약물 치료 외에도 스트레스 관리, 피부 자극 회피, 수면 위생 개선 등 일상적인 생활 관리도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만성 자발두드러기는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증상으로 환자의 삶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입니다.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 적극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두드러기나 부종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나 알레르기 전문 내과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문헌 UpToDate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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