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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내과/비만

인크레틴 기반 비만 치료제의 최근 발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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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비만은 체내 여러 계통의 다양한 질환의 발생에 관여한다.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2형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질환,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및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악성 종양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비만은 개인의 삶의 질과 수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사회적인 의료 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1]. 그동안 비만의 약물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이었다. 많은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의 효과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과 그로 인한 지속 가능성의 문제로 의료 현장에서 퇴출되었다[2,3]. 펜플루라민(fenfluramine)과 덱스펜플루라민(dexfenfluramine)이 심장판막 질환과 폐동맥고혈 압 문제로 1997년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 퇴출되었고,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anolamine) 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으로 인해 2000년 FDA로부터 시장 철수를 권고받았다. 리모나반트(rimonabant)는 FDA 승인을 받지 못하였으며, 불안, 우울, 자살 사고와 같은 정신건강의학적 문제로 2008년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 Agency, EMA) 에서 퇴출당하였다. 시부트라민(sibutramine)은 심혈관 질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2010년 FDA와 EMA에서 퇴출 되었으며, 로카세린(lorcaserin)은 EMA 승인은 받지 못하였고 발암 위험성으로 인해 2020년 FDA로부터 퇴출되었다. 이와 같이 여러 비만 치료제들이 안전성 문제로 퇴출되었으며, 특히 비만 치료제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은 비만 치료제의 개발과 발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었다[4-6].

 

인크레틴 기반 약제인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glucagon-like peptide-1, GLP-1)수용체작용제는 2형당뇨병 약제로서 갖는 혈당 조절의 기능을 넘어 위장, 심혈관계, 뇌 등 인체의 다양한 부위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7]. 최근 이러한 인크레틴 기반 약제가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어 높은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과 같은 비만 연관 합병 증에 대해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어 각광받고 있다[8]. 그중 GLP-1수용체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GLP-1 과 포도당의존인슐린자극폴리펩타이드(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GIP)의 이중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 (tirzepatide)가 비만 치료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9].

 

본고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의 비만 치료와 관련된 연구들을 중심으로 최근의 인크레틴 기반 비만 치료제의 발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본 론

세마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는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Bagsværd, Denmark)사에서 개발한 주 1회 피하 또는 1일 1회 경구로 투여하는 GLP-1수용체작용제로 2017년 주사제가, 2019년 경구제가 FDA에서 2형당뇨병 약제로 승인되었다. 비만 치료제로는 주 1회 피하 요법으로 2021년 FDA 승인을 받았다.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만 치료제 관련 연구는 semaglutide treatment effect in people with obesity (STEP)라는 연구 제목으로 발표되고 있는 중이다(Table 1). 다양한 대상자와 연구 방법을 통해 여러 조건에서의 약제 효과를 입증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오심,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부작용이 용량 의존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전 비만 치료제들에 비하면 매우 우수하며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 STEP-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과 semaglutide effects on cardiovascular outcomes in people with overweight or obesity (SELECT) 연구는 박출률보존형 심부전과 심혈관 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체중 감량과 더 나아가 세마글루타이드 의 심장, 혈관 관련 비만 합병증의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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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량 연구

STEP 1은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위약군 대비 체중 감량 효과를 본 연구이다. 세마글루타이드 2.4 mg을 투여 시 68주 시점에서 14.9%의 체중 감량을 가져와 위약군(2.4%) 대비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세마글루타이드군의 86.4%가 기저 대비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하였다[10]. STEP 2는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2.4 mg을 투여한 군과 1.0 mg을 투여한 군, 위약군을 대조하였으며, 68주 후 각각 9.64%, 6.99%, 3.42%의 체중 감량이 확인되어 세마글루타이드의 2형당뇨병 환자에서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였다. 세마글루타이드 2.4 mg 투여군에서는 68.8%의 환자가 5% 이상의 체중 감량에 성공하였다[11]. STEP 3는 8주간의 저칼로리 식이와 집중 행 동 요법을 하는 군에서 세마글루타이드 병용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세마글루타이 드 2.4 mg을 저칼로리 식이와 집중 행동 요법과 함께 투여 시 68주의 기간 동안 16.0%의 체중 감량 효과를 가져와 위약군 (5.7%) 대비 높은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86.6%의 세마글루타이드 치료군에서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12]. STEP 4는 약제 유지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첫 20주까지 세마글루타이드 2.4 mg을 투여한 환자군을 무작위로 나누어 세마글루타이드 지속군과 위약군으로 48주까지 비교하였다. 지속군은 7.9%의 추가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반면 위약군 에서는 체중이 다시 6.9%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세마글루타이드의 약제 유지 시 효과를 입증하였다[13]. STEP 5는 세마글루 타이드 2.4 mg을 2년 동안 투여하여 약제의 장기간 효과 지속을 본 연구이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60주째까지 체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감소된 체중은 104주의 기간 까지 유지되었다. 연구 기간 동안 15.2%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77.1%의 사용군에서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약제의 장기간 투여 시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유지됨을 확인하였다[14]. STEP 8은 2014년에 비만 치료제로 먼저 승인을 받은 GLP-1수용체작용제인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Novo Nordisk) 와 세마글루타이드를 비교한 연구이다. 세마글루타이드 2.4 mg 을 투여한 환자군과 리라글루타이드 3.0 mg을 투여한 환자군을 비교하였으며, 68주의 기간 동안 세마글루타이드를 주 1회 투여한 군은 리라글루타이드를 1일 1회 투여한 군 대비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15.8% vs. 6.4%) [15].

 

세마글루타이드의 아시아인에서의 체중 감량 연구

STEP 6와 STEP 7은 동아시아 인구군이 주로 포함되어 진행된 연구이다. STEP 6는 한국인 41명, 일본인 360명이 포함 되어 진행되었다. 세마글루타이드 2.4 mg 또는 1.7 mg을 투여한 군과 대조군을 68주간 비교하였고, 각각 13.2%, 9.6%, 2.1%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였다. 기저 대비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는 세마글루 타이드 2.4 mg 투여군의 83%, 1.7 mg 투여군의 72%에서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한 복부내장 지방량의 변화를 평가하였는데, 세마글루타이드 2.4 mg 투 여군에서 40.0%, 1.7 mg 투여군에서 22.2% 감소하여 위약군 (6.9%)과 비교하면 유의한 감소를 보여주었다[16]. STEP 7은 한국인 40명을 포함하여 중국, 홍콩, 브라질인의 총 37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아시아인이 전체 환자군의 91%를 차지하였다. 세마글루타이드 2.4 mg 투여군은 44주 동안 12.1%의 체중 감량을 나타내어 위약군(3.6%) 대비 높은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85%가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였다[17].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만 합병증 관련 연구

세마글루타이드의 비만 관련 박출률보존형 심부전에 대한 연구인 STEP-HFpEF는 52주의 기간 동안 529명의 환자를 대상 으로 하여 세마글루타이드 2.4 mg 투여군을 위약군과 비교하였다. 심박출률 45% 이상의 박출률보전형 심부전 환자군으로 체질량지수 30 kg/m2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일차 목표는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 임상 요약 점수(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clinical summary score, KCCQCSS) 향상과 체중 변화였다. KCCQ-CSS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16.6점으로 위약군의 8.7점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체중 감소 또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13.3%로 위약군의 2.6%보다 높아 세마글루타이드의 박출률보존형 심부전 환자에서의 심부전 개선 효과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다[18]. SELECT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의 심혈관 질환 예 방 효과를 확인한 연구이다. 심혈관 질환이 있으며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총 17,60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세마글루 타이드 2.4 mg 투여군을 위약군과 대비하여 주요 심혈관 사 건(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을 평균 약 39.8개월의 기간 동안 비교한 연구이 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2.4 mg 투여군은 주요 심혈관 사건의 복합 결과를 위약군 대비 2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 치료제 중 최초로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약이 되었다[19].

 

터제파타이드

터제파타이드는 미국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Eli Lilly and Company, Indianapolis, IN, USA)가 개발한 주 1회 피하 투여하는 GLP-1과 GIP 이중 작용제로, 2022년 2형당뇨병 약제로, 2023년 비만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SURMOUNT라는 연구 제목으로 터제파타이드의 비만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대상자와 연구 방법을 통해 여러 조건에서의 약제 효과를 입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Table 2). 터제파타이드는 다른 GLP-1수용체작용제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이 위장 관계 부작용이 용량 의존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으나 매우 우수하고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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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제파타이드의 체중 감량 연구

SURMOUNT-1은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 1의 디자인과 유사하게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비교한 연구로, 72주의 치료 기간 동안 터제파타이드 5, 10, 15 mg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각각 15.0%, 19.5%, 20.9%의 매우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였으며 대조군의 3.1%에 비해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 기저 체중 대비 5% 이상 감량한 비율은 각각 85%, 89%, 91%에 달했다[20]. SURMOUNT-2는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 2와 비교되는 연구로 2형당뇨병이 동반된 비만 환자가 대상이었다. 위약군에서 3.2%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난 것과 비교하여 터제파타이드 10 mg 투여군과 15 mg 투여군은 72주의 기간 동안 각각 12.8%와 14.7%의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5% 이상 체중 감량은 10 mg 투여군의 79.2%, 15 mg 투여군의 82.8%에서 확인되었다[21]. SURMOUNT-3 역시 생활 습관 중재의 동반이라는 점에서 STEP 3와 비교되는 디자인으로 진행되었는데, STEP 3가 행동 요법과의 병행에 초점을 둔 반면 SURMOUNT-3는 생활 습관 중재 이후의 약제 사용이라는 디자인으로 진행되었다. 12주간 의 저칼로리 식단과 생활 습관 중재를 통해 체중을 5% 이상 감량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터제파타이드 10 mg 투여군 또는 15 mg 투여군은 72주 동안 18.4%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고, 오히려 2.5%가 증가한 위약군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터제파타이드 사용군의 87.5%가 5% 이상의 체중 감량에 도달하였다[22]. SURMOUNT-4 는 STEP 4와 같이 유지 치료의 측면을 다룬 연구로, 36주간 터제파타이드 10 mg 또는 15 mg을 사용하여 평균 20.9%의 체중을 감량한 환자군을 추가적인 52주의 기간 동안 터제파타 이드 유지군과 위약군으로 비교하였다. 터제파타이드가 해당 기간 동안 추가적으로 5.5%의 체중 감량을 보여준 것에 반해 위약군에서는 14.0%의 체중이 다소 증가하였다. 터제파타이드 는 총 88주의 사용 기간 동안 25.3%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어, 장기간 유지 시의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었다[23].

 

인크레틴 기반 비만 치료제의 향후 연구

이외에도 인크레틴 기반 비만 치료제의 많은 연구들이 발표 를 앞두고 있다. 터제파타이드의 SUMMIT은 비만 환자의 박출률보전형 심부전에 대한 효과를 보아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HFpEF와 비교가 될 것이며, SURMOUNT-MMO는 비만 환자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여 세마글루타이드의 SELECT 연구와 대응이 될 연구이다. SURMOUNT-J와 SURMOUNT-CN 은 동아시아인에서의 터제파타이드의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 다[24]. 비만 환자의 만성 콩팥병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 들 또한 진행 중에 있는데, 세마글루타이드의 FLOW와 터제파 타이드의 TREASURE-CKD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25]. 세마글 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외에도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에서 개발 중인 GLP-1, GIP, 글루카곤의 삼중 작용제인 레타트루 타이드(retatrutide)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에 서 위약군에 비해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다. 인크레틴 기반 비만 치료 약제들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26].

 

결 론

인크레틴 기반 약제는 기존의 비만 치료제에 비하여 매우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일부 비만 치료제에서 나타났던 심혈관 질환의 부작용을 오히려 개선하고 예방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인크레틴 기반 비 만 치료제는 2형당뇨병 약제로 먼저 허가를 받은 만큼 탁월한 혈당 강하 효과 또한 가지고 있고, 인크레틴의 특성상 인체의 다양한 계통에 작용하여 여러 비만 합병증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점점 증가하고 있는 비만 환자군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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