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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위장관)/암, 악성종양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와 위암 예방 [Korean J Gastroenterol Vol. 72 No. 5, 24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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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위암은 대다수의 국가에서 지난 100년간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 추정치에 의하면 2018년 약 100만 명 이상에서 발생하여 발생률은 5위이고, 78만 3천 명이 위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어 암 사망 원인 세 번째를 차지하는 중요한 암종이다.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2015년 우리나라 암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약 3만 명에서 발생하여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종이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 40세 이상 성인에게 2년 간격의 위암 검진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검진에 참여하는 경우에 위암 사망 위험성이 약 50% 감소하며, 3회 이상 내시경 검진을 하는 경우에는 80%나 줄어든다. 그러나 위암 검진은 위암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이미 발생한 암을 조기에 찾는 방법이며 위암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니므로 1차 예방을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H. pylori) 감염은 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며, IARC에서는 1994년 H. pylori를 group 1 발암 물질로 발표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0만 명에서 감염과 연관된 암이 발생하는데, H. pylori 감염과 연관된 위암이 1/3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지역의 guideline에서 고위험군에서 위암 예방을 위하여 H. pylori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H. pylori 치료 후 위암 발생이 줄었다는 잘 고안된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증거는 드문 실정이며, H. pylori 치료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고려한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위암 예방 목적의 치료가 타당성을 얻을 수 있다. 본 종설에서는 현재까지의 guideline, 메타분석 및 근거가 되는 개별 연구 그리고 사망률 측면에서 살펴본 안전성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론

1. 위암 예방 목적의 H. pylori 치료에 대한 guideline 내용

유럽 헬리코박터학회는 guideline을 약 5년마다 개정 발표하는데, 2002년 발표된 2차 개정판에서는 위축성 위염과 위암 환자의 가족에서 H. pylori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확한 근거 없이 추천하였다. 2017년 출간된 5차 개정판의 위암 부분 기술에서 H. pylori 감염은 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인자라고 규정하였고, H. pylori를 박멸하는 것이 위암 발생의 위험을 줄이는지에 관하여는 근거수준은 낮지만, 중등도의 권고 등급으로 추천하였다. 근거수준이 낮다고 평가된 이유로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가 중국에서 시행된 연구 2개 밖에 없다는 것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와 같이 위암의 위험이 높은 지역이나 개인은 H. pylori에 감염 여부를 검사하여 치료하도록 강한 권고 등급으로 추천하였다.

2017년 개정되어 발표된 북미 지역의 guideline에서는 H. pylori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대상으로 소화성 궤양, 변연부 B세포 림프종(gastric 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MALT] lymphoma), 내시경 절제 후 조기위암의 세 가지 질환에서만 근거가 충분하다고 하였다. 또한, 유럽의 guideline과는 대조적으로 위암 환자의 가족을 비롯한 증상이 없는 일반인에서는 위암 예방을 목적으로 H. pylori를 치료하는 것은 근거 부족을 이유로 추천하지 않았다.

2013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guideline에서도 소화성 궤양, 변연부 B세포 림프종 그리고 내시경 치료 후의 조기위암 환자에 대하여만 H. pylori를 치료하도록 추천하여 2017년 북미 지역 guideline과 같았다. 위축성 위염이나 위암 환자의 직계가족 등 위암 발생의 고위험군에서도 아직 치료를 추천할 만큼 근거수준이 높지 않고, 권고 등급도 낮다고 평가하였다. 즉, 2013년 우리나라 guideline 발표 후 2017년 북미 guideline 발표 시점까지 일반인에서 위암 예방 목적의 치료에 대한 수준 높은 근거는 생성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내시경으로 확인된 위염 환자에서 위암 예방 목적의 H. pylori 치료를 2013년부터 건강보험 적용대상으로 인정하였다. 2015년 발표된 위염 분류에 관한 Kyoto consensus 보고서에서는 H. pylori 감염을 증상과 합병증 유무와 관계없이 감염병으로 규정하여 치료하는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였다.

2. 일반인에서 시행된 위암 예방 목적의 H. pylori 치료 연구 결과

1) 무작위 배정 연구의 메타분석(meta-analysis)

H. pylori 감염을 치료하면 위암 예방이 되는지에 관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연구만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이 2014년 출간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모두 6개의 연구가 포함되었는데, 중국에서 시행된 4편의 연구, 중남미에서 시행된 1편의 연구, 일본에서 시행된 1편의 연구가 포함되었다. 이 메타분석 연구에서 위암은 H. pylori 치료군에서 51/3,294 (1.6%)에서 발생하여서 대조군 76/3,203(2.4%)에 비하여 유의하게 발생 위험이 감소하였다(relative risk 0.66, 95% CI: 0.46-0.95). 이 메타분석의 장점은 비교적 많은 수의 대상자를 포함하였다는 것이다. 제한점으로는 6개의 연구 중에서 비뚤림(bias)의 위험성이 적은 연구는 3편뿐이었고, 동아시아에서 시행된 연구가 5편으로 대부분이었으며, H. pylori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평가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이 있다. 특히, H. pylori 치료뿐 아니라 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등 다른 치료를 포함한 factorial 설계로 진행된 연구가 포함되어서 위암 발생 위험 감소 효과가 실제로 H. pylori 치료의 결과 인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같이 사용한 subgroup이 전체의 약 1/3 이상인 2,337명이었는데, H. pylori 치료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의 risk ratio는 0.52 (95% CI: 0.31-0.87)로 유의하게 줄었다. 하지만 다른 보조 치료를 사용하지 않고, H. pylori 치료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만 평가한 나머지 2/3의 대상자에서는 risk ratio가 0.82 (95% CI: 0.46-1.45)로 유의한 감소는 없었다. 이 결과를 편견 없이 받아들인다면 H. pylori 치료만 하는 경우에는 위암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H. pylori 치료 후에 비타민 등을 장기간 복용해야만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분석의 저자들은 무증상 아시아인에서는 위암 예방 목적으로 H. pylori를 검사하고 치료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여러 한계가 있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

2) 메타분석(meta-analysis)에 포함된 개별 연구 고찰

메타분석에 포함된 6편의 연구 중에서 H. pylori 치료에 따른 위암 발생 여부를 1차 변수로 정한 연구는 2편뿐이었는데, 중국에서 시행된 1편만 2004년에 문헌으로 보고되었고,일본에서 시행된 연구는 대상자 참여 부족으로 중단되어서 중간 결과가 초록으로만 보고되었다. 위암 발생을 2차 변수로 시행된 연구는 1차 변수로 설계된 연구에 비하여 위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에 불충분한 방법으로 설계된 연구일 가능성이 많다.

중국 Fujian 지방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Wong 등의 연구는 위암 발생을 1차 변수로 시행한 연구이며 2004년 JAMA에 발표되었다. 1,68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H. pylori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비교하였으며, 중앙값 7.5년 동안 추적 관찰하는 동안에 위암은 치료군(n=817)에서는 7명, 대조군(n=813)에서는 11명에서 발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치료군에서 유의한 위암 발생 감소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연구를 설계할 때 위암 발생률을 너무 높게 예측하여서 연구 대상자의 표본수가 적게 계산되었기 때문이다. Subgroup 분석에서는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과 같은 전암성 병변이 없는 대상자에서만 H. pylori 치료 후에 위암 발생이 감소하여서 점막 변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H. pylori를 치료하여도 위암 예방 효과가 없다는 “point of no return”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2005년 일본 연구자들에 의하여 초록으로 발표된 연구도 메타분석에 포함되었는데 일본 전역에서 145개 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로 계획되었으나, 낮은 등재율로 인하여 조기 종료된 연구였다. 위암 발생은 치료군에서 2/379, 대조군에서 3/313으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조기 종료로 인하여 완전한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아서 연구의 질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으로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에 배정된 숫자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무작위 배정 여부나 눈가림법 등에 관한 원칙을 지켰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가장 규모가 큰 연구는 중국의 Shandong 지역에서 진행된 연구이며 H. pylori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근거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다. 메타분석에서 차지하는 비중(weight 70.2%)이 높아서 메타분석 결과가 이 한 가지 연구에 의하여 대부분 설명된다. 1995년 3,365명의 35-64세 일반인을 등재하여 H. pylori 치료, 비타민(비타민 C, 비타민 E, selenium), 마늘 추출물의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하는 factorial 설계로 진행되었고, 연구의 1차 목표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그리고 이형성 등의 전암성 조직 소견의 진행이 감소되는지 평가하는 것이었다. 7년간 약제 복용 후 평가하였을 때 조직학적 소견은 H. pylori 치료에 의하여 호전되었으나, 비타민이나 마늘 추출물 복용군에서는 호전되지 않았다. 위암 발생은 이 연구의 2차 목표로 평가하였는데, 첫 7.3년의 추적 기간 동안에 치료군(n=1,130)의 19명(1.7%)에서 발생하여 위약대조군(n=1,128)의 27명(2.4%)에 비하여 감소하였으나, 통

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이에 추적 기간을 14.7년까지 두 배 늘려서 관찰한 결과 위암은 치료군에서 34명(3.0%)이 발생하여 대조군 52명(4.6%)에 비하여 유의하게 줄었다(OR=0.61, 95% CI: 0.38-0.96).

이 연구는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이고, 장기간 추적 검사를 하였다는 장점 때문에 H. pylori 치료에 의

한 위암 예방 효과에 대한 가장 중요한 근거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결과를 해석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 번째, 이 연구에서 1995년에 대상자를 모집할 때 H. pylori 감염을 확인하기 위하여 혈청 검사를 사용하였다. 혈청 검사는 위음성, 위양성이 많아서 감염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연구 참여자 중 혈청 검사에서 감염 음성으로 나온 1,126명에서 3개월 뒤에 요소호기 검사로 확인하였을 때 감염 양성으로 나온 비율이 39.7%나 되어서 혈청 검사의 위음성률이 매우 높았다. 위양성률 또한 높아서 위약을 복용한 1,143명 중 12.7%에서는 3개월 뒤 요소호기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두 번째로는 H. pylori 치료약으로 omeprazole 20 mg과 amoxicillin 1 g을 하루 2회 14일간 복용하는 치료법(dual therapy)을 사용하였는데, 제균 치료 효과가 낮은 불충분한 치료였다. 첫 치료 후에 요소호기 검사로 제균 효과를 평가한 결과, 치료군의 H. pylori 제균율은 62%로 낮

았다. 치료 실패자에서는 첫 치료와 같은 약제를 사용하여 재치료를 하였는데, 이러한 방법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며 최종적으로 73%에서만 제균되었다. 세 번째로, 2003년 시행한 7.3년째 평가에서 치료군 중에서 46%만 제균된 상태로 남아 있어서, H. pylori 제균이 확인되면 얼마나 위암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지 평가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언급된 여러 가지 교란 변수는 H. pylori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귀무가설 쪽으로 결과값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H. pylori 제균이 확인된다면 이 연구에서 제시한 39%보다 훨씬 큰 위암 예방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

Subgroup 분석에서는 위암 발생률 감소 효과는 연령에 따라서 달랐는데, 55세 이상인 경우에만 유의하게 감소하였고(OR=0.36, 95% CI: 0.17-0.79), 그 이하 연령에서는 감소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위점막에 장상피화생이나 이형성이 관찰되었던 대상자에서는 위암 발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OR=0.56, 95% CI: 0.34-0.91), 위점막이 정상 소견이거나 위축성 위염만 관찰된 대상자에서는 위암 발생이 감소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2004년 발표된 연구와 정반대여서, “point of no return” 가설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순되는 연구 결과는 많은 숫자의 일반인이나, 위암 발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간의 연구를 통하여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3. 조기위암 환자에서 이소성위암 예방 연구

1) 메타분석

조기위암 환자에서 내시경 절제 후에 H. pylori 치료가 이소성위암을 예방하는지에 관한 전향적 연구는 드물기 때문에 메타분석에서는 전향적 연구 및 후향적 연구를 모두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2014년 7월까지 발표된 논문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무작위 배정 연구 2개, 전향적 관찰 연구 2개, 후향적 연구 6개를 포함하여 모두 10개의 연구가 포함되었다. 전체적으로 H. pylori 치료를 하는 경우에 이소성위암 발생 위험에 대한 relative risk는 0.467 (95% CI: 0.362-0.602, p<0.001)로 유의하게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는데, 연구 방법에 따른 subgroup 분석을 하였을 때도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 0.473, 전향적 관찰 연구에서 0.511, 후향적 연구에서 0.463으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다. 2018년 28개의 연구를 포함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OR이 0.46 (95% CI: 0.39-0.55)으로 유의한 감소 효과가 관찰되었다. 이 메타분석에서 추적 관찰 기간에 따른 subgroup 분석에서는 5년 이상 추적 관찰을 한 연구(OR=0.32; 95% CI: 0.24-0.43)에서 5년 이내의 추적 관찰을 한 연구(OR=0.55; 95% CI: 0.41-0.72)에 비하여 위암 감소 효과가 훨씬 컸다.

2) 메타분석에 포함된 개별 연구 및 최근 연구에 대한 고찰

메타분석에 포함된 무작위 배정 연구 두 가지는 2008년 발표된 일본의 다기관 연구와 2014년 보고된 우리나라 단일기관 연구이다. 이 두 가지 연구는 상반된 결론을 내리고 있어서 H. pylori 치료 후에 이소성위암 발생이 줄어드는지 여부와 얼마나 감소하는지에 관하여는 추후 연구과제로 남게 되었다.

Fukase 등이 Lancet에 발표한 일본 연구는 544명(각 군 272명)의 조기위암 환자에 대하여 51개 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로 눈가림을 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이소성위암 발생은 위약 투여 없이 관찰만 한 대조군에서 24명이 발생하였지만 H. pylori 치료군에서는 9명이 발생하여서 hazard ratio(HR)는 0.339 (95% CI: 0.157-0.729)로 이소성위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였다. 이 결과는 모든 guideline에서 조기위암 환자에서 H. pylori를 치료를 추천하는 수준 높은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 연구의 중요한 한계점은 최대 추적 기간이 3년으로 이소성위암 발생을 평가하기는 너무 짧은 것이었다. 또한 이소성위암의 정의에 H. pylori 치료 후 1년 이내에 발생한 위암이 다수 포함된 점이다. 일반적으로 H. pylori 치료 후 1년 이내에 발견된 조기위암은 이소성위암이라기 보다는 H. pylori 치료 시점에서 발견하지 못한 동시성위암으로 정의되며, 이 연구에서도 1년 이내 발생한 위암을 분석에서 제외하였다면 H. pylori 치료 효과에 대한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발표된 우리나라 연구는 서울대병원 단일기관에서 눈가림을 하지 않고 일본 연구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901명의 위암 또는 이형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중앙값 3년 기간 동안 추적 관찰하였을 때, H. pylori 치료군(n=444)에서는 이소성위암이 10명에서 발생하여 대조군(n=457)의 17명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지는 않았다(p=0.15). 이와 같이 3년 내외의 단기간의 추적 기간 동안에는 우리나라 연구와 일본 연구는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들을 중앙값 71.6개월 동안 장기간 추적 관찰한 후속 연구 결과가 2018년 발표되었다. 이소성위암 발생은 H. pylori 치료군(n=437)에서 18예, 대조군(n=440)에서 36예가 발생하여서 대조군에서 위암 발생 위험성이 두 배나 높았다(HR=2.02, 95% CI: 1.14-3.56). 연구자들은 이러한 장기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이소성위암을 줄이기 위하여 H. pylori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단기간의 연구 결과를

뒤집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나라 국립암센터에서는 2003년에 시작하여 2016년까지 진행한 장기간의 위약대조군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 결과를 2018년 NEJM에 발표하였다. 전체 396명(치료군 194명, 위약군 202명)을 5.9년(중앙값) 관찰하였을 때, 치료군에서 14명(7.2%), 위약군에서 27명(13.4%)에서 위암이 발생하여 약 50%의 이소성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었다(HR=0.5, 95% CI: 0.26-0.94). 특히 치료 후에 실제로 제균된 것이 확인된 대상자에서는 HR이 0.32 (95% CI: 0.15-0.66)로 나와서 이소성위암 발생을 약 70%나 줄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위체부의 조직학적인 위축성 위염은 H. pylori 치료 후 3년뒤 추적 검사에서 약 48.4%의 대상자에서 호전되어 대조군의 15.0%보다 유의하게 호전되는 비율이 높았다. 이 연구는 비교적 고령이며, 위축성 위염이 진행된 경우가 많은 조기위암 환자에서도 H. pylori 치료가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장기간의 연구를 통하여 제시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4. H. pylori 치료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

무증상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H. pylori 감염을 치료한 경우에, 위암에 의한 사망률은 33% 감소되었지만(risk ratio=0.67, 95% CI: 0.40-1.11), 예상치 않게 전체 사망률이 약 9% 증가되었다(risk ratio=1.09, 95% CI: 0.86-1.38). 위암으로 인한 사망이 감소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위암 이외 원인의 사망률은 9% 이상으로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4년 메타분석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두 연구를 추가한

최근의 메타분석에서도 전체 사망률이 약 12% 증가되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하였다(risk ratio=1.12, 95% CI: 0.93-1.34)

H. pylori 치료가 전체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은데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그리고 다른 암에 의한 사망 등 주요 원인에 의한 사망이 H. pylori 치료 후에 증가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H. pylori를 치료하기 위하여는 clarithromycin, metronidazole, amoxicillin, 또는 tetracycline 등의 항생제 중에서 두 가지 또는 세 가지를 조합하여 사용하는데, 장내 미생물총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내세균불균형(dysbiosis)은 암의 발생, 진행, 전이 등에 여러 단계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 사용이 여러 종류의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최근 보고되었다. 장내세균불균형은 항암 치료시에 약제의 효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 기전을 통하여 암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항생제 사용이 사망 위험의 증가와 연관될 수 있는 다른 기전은 H. pylori 제균 치료에 흔히 포함되는 clarithromycin 때문일 수 있다. Clarithromycin은 부정맥의 위험성을 높여 항생제 사용 직후 단기간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흥미롭게도 허혈성 심혈관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위약대조군 연구에서 clarithromycin을 2주 동안만 단기간 사용하더라도 이후 장기간의 사망률 증가와 연관이 있어서, 3년간의 심혈관 질환 사망률과 6년간의 전체 사망률이 증가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최근의 후향적 코호트 연구들은 clarithromycin을 포함한 H. pylori 제균 요법이 장기간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상반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Mosholder 등에 의하면 metronidazole을 포함한 치료법에 비하여 clarithromycin을 포함한 군에서 전체 사망위험이 증가되었으나(adjusted HR=1.09, 95% CI: 1.00-1.18), Root 등의 연구에서는 전체 사망률 또는 심혈관 질환 사망

률에 영향이 없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H. pylori 치료, 특히 clarithromycin을 포함한 치료법이 실제로 전체 사망률을 증가시키는지에 관한 명확한 근거는 없는 실정이며 잘 고안된 후향적 연구 또는 전향적 연구를 통하여 안전성이 확인되어야만 1차 위암 예방 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겠다.

5. 진행 중인 연구와 전망

2013년 IARC에서는 전문가 회의를 하고 그 결과를 working group 보고서로 발표하였는데, 위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H. pylori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추천하였다. 그러나 각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고,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이 잘 평가되어 있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으며, 현재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위암 발생 위험률이 높은 Linqu 지역에서 25-74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H. pylori 감염이 확인된 94,101명을 비스무스 4제 요법을 10일간 복용하는 치료군과 비스무스, 오메프라졸과 항생제 위약을 복용하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목표는 H. pylori 치료를 하는 경우에 위암 발생이 20% 감소할 것이라는 가정을 증명하는 것으로, 2011년 시작하여 2013년까지 30개월간 대상자 모집을 마치고 현재 추적 관찰 중이다. 이 연구의 결과가 발표되면 위암 예방 목적의 H. pylori 감염 치료가 타당한지에 관하여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명확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트비아를 비롯한 위암 발생률이 높은 동유럽과 발트해 지역에서 위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GISTAR 연구가 고안되어 현재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혈청 검사로 H. pylori와 pepsinogen 검사를 하여 감염자에 대한 제균 치료와 위축성 위염이 확인된 사람은 내시경 검사를 하는 치료군과 아예 혈청 검사를 하지 않는 대조군으로 하여 30,000명을 무작위 배정하고 15년간 추척 관찰할 예정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국립암센터에서는 위암의 직계가족에서 H. pylori를 치료하면 위암 발생이 줄어드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임상연구가 2004년부터 진행 중이다. 또한 국가암검진을 받는 40세에서 65세 사이의 일반인에서 H. pylori 치료로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를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 국내 여러 지역의 대학병원과 IARC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상자를 등재한 후에 10년간의 추적 관찰을 예정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하여 현재 2년 간격의 내시경 검사를 통한 위암 검진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헬리코박터 치료 전략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위암 예방 목적으로 H. pylori를 치료하는 것을 의료보험에서 급여하는 것으로 정책이 변경되었다. 일본에서는 위암 사망 숫자가 2013년 48,427명에서 2015년 45,509명으로 감소되었는데, 이를 정책 변화의 효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다. 조기위암에서 진행성위암까지 진행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약 44개월로 상당히 긴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H. pylori를 치료하고 관찰하였을 때 암 발생까지의 기간 및 위암이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는 기간을 고려하면, 최근 위암 사망 숫자가 줄어든 것을 H. pylori 치료 효과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보험정책 변화의 효과는 앞으로 장기간의 코호트 형식의 연구로 증명되어야 한다. 한편, 최근 개정된 일본 위암검진 guideline에서는 내시경 검사 또는 위조영술에 의한 검진을 추천하였고, H. pylori 검사와 치료는 위암 사망률 감소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여 추천하지 않았다.

결 론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종인 위암은 국가암검진을 통하여 최근 사망률이 많이 감소하였으나, 발생률의 변화는 별로 없어서 1차 예방 전략으로 H. pylori 치료를 하는 것을 적극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반인에서 H. pylori 치료를 통하여 위암 발생이 감소하는지에 관하여는 잘 고안된 연구에 의한 명확한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위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여서 메타분석에서 제시된 전체 사망률 증가와 clarithromycin 포함 제균 요법에 의한 장기 사망률 증가 가능성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향적 임상 연구와 일본에서 보험정책이 변경된 후의 장기간의 역학 분석 결과가 보고된 후에 근거에 기반을 둔 1차 예방 전략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 우리나라 전향적 연구에 의하여 내시경 절제를 받은 조기위암 환자에서는 H. pylori 치료가 이소성위암 발생을 줄이는 것이 명확히 밝혀졌으므로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는 적극적으로 시행하여야 한다.

참고문헌 : Korean J Gastroenterol Vol. 72 No. 5, 24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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