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종 환자
HBV 양성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의 목표는, i) 우선적으로 HBV 증식을 억제하여 간질환의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간세포암종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ii) 또한 근치적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간암의 재발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근치적 치료 후 항바이러스 치료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발생한 간세포암종에 대하여 수술, 고주파 열치료(RFA),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등 근치적 치료를 한 경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것이 간세포암종의 재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대만에서 이뤄진 대규모의 후향 연구에서, 수술적 절제 후 엔테카비어, 라미부딘, 텔비부딘 등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한 경우가 기저 간병변증의 빈도가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간세포암종의 재발 위험성이나 총사망률이 유의하게 낮았다.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도 수술적 절제 후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 경우가 간암의 재발 위험성을 줄이고(hazard ratio [HR], 0.48; 95% 신뢰구간, 0.32-0.70) 간암 관련 사망의 위험성도 줄였다(HR, 0.26; 95% 신뢰구간, 0.14-0.50). 혈청 HBV DNA가 2,000 IU/mL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도, 항바이러스 치료가 근치적 수술 후 무재발 생존 기간(P=0.016)과 총 생존 기간(P=0.004)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항바이러스 치료군과 비치료군 간의 간세포암종 재발을 메타분석한 연구에서도 간세포암종의 재발(odds ratio [OR] 0.59, 95% 신뢰구간, 0.35-0.97; P=0.04), 간관련 사망(OR 0.13; 95% 신뢰구간, 0.02-0.69, P=0.02) 및 전체 사망률(OR 0.27; 95% 신뢰구간, 0.14-0.50; P<0.001) 등이 항바이러스 치료군에서 유의하게 낮았다. 국내에서 진행된 후향 연구에서는, 수술적 절제나 고주파 치료 후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등보다 바이러스 억제능이 높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것이 라미부딘, 클레부딘, 텔비부딘 등 억제능이 낮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 경우(adjusted HR [aHR],411 0.47; 95% 신뢰구간, 0.34-0.65; P<0.001)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aHR, 0.39; 95% 신뢰구간, 0.30-0.51; P<0.001)보다 무재발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터페론을 이용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인터페론 알파-2b 보조 치료가 대조군에 비해서 수술 후 간암의 재발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P=0.828).
(2) 간세포암종 치료 시의 항바이러스 치료
간세포암종의 수술적 절제술 후 HBV 보유자에서의 혈청 HBV DNA 증가 혹은 생화학적 간기능검사의 이상을 동반하는 HBV 재활성화는 14-32%에서 관찰된다. 전향적 연구에서 수술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HBV의 재활성화율은 각각 예방적 텔비부딘을 사용한 군에서 2.5%, 대조군에서 31.8%였다. 고주파열치료술 후 HBV 재활성화는 5.6-9.1%에서 발생하였고, 에탄올주입 술 후 재활성화는 없었다.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을 받는 HBV 양성 간세포암종 환자의 약 4-40%에서 HBV 재활성화가 관찰된다. TACE 후 라미부딘 선제요법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 HBV의 재활성화율은 각각 2.8%, 40.5%였으며, HBV 재활성화로 인한 간염은 각각 2.8%, 29.7%, HBV 간염으로 인한 간부전은 각각 0%, 8.1%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간동맥주입 화학요법(HAIC) 치료 후 HBV 재활성화는 24-67%에서 나타나 TACE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보고되었는데, 이는 HAIC의 치료 간격이 짧아 투여되는 세포독성 항암제 총량이 많아서일 가능성이 있다. 간세포암종의 체외 방사선 치료 후 HBV의 재활성화는 라미부딘 예방적 투약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0%와 21.8%였고, 이로 인한 ALT 상승률은 2.3%와 12.5%로 대조군에서 의미 있게 높았다. 또한 TACE와 체외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경우 단독 TACE 치료에 비해 HBV 재활성화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세포독성 화학요법 후 HBV 재활성화율은 30-60%로 다양하며, 이들 중 약 30%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 있어서 예방적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세포독성 화학요법 종료 후 최소 6개월 이상 투약하여야 하며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투약하는 것이 추천된다. 인터페론은 골수억제 부작용 및 일시적 간염 악화에 대한 위험으로 예방적 치료제로서 사용하지 않는다. 간세포암종 치료에 대한 표적치료제 소라페닙에 대한 국내 후향 연구에서 HBV 재활성화는 없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상당한 재활성화를 보고하여 향후 충분한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니볼루맙, 펨브롤리주맙 등 면역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는 그 자체가 체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HBV 재활성화를 시킬 위험성은 낮지만, 역으로 HBV에 대한 면역 반응을 증가시켜 심한 급성 악화를 보일 수 있으므로 면역관문 억제제를 사용하기 전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여 HBV의 증식을 억제해 놓을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만성 B형간염 간세포암종 환자에서는 각종 치료 후 HBV 재활성화가 흔하고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가 이러한 위험성을 낮출 수 있으므로, 혈청 HBV DNA의 검출 여부와 상관 없이 수술적 치료, 국소-영역 치료, 방사선 치료, 전신적 치료 시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예방 치료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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