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핵의 재치료(Retreatment)
이전 결핵 치료에 실패하였거나, 완치 후 재발되어 다시 치료하는 경우, 최소 2개월간 치료를 중단하였다가
다시 치료하는 경우를 재치료라고 한다. 과거 결핵 치료력은 약제내성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국내에서는 2008년 건강심사평가원의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재치료 환자의 9.3%가 다제내성 결핵으로, 이는 초치료 환자의 2.9%와 비교 시월등히 높다. 간혹 환자가 과거 결핵 치료와 관련된 병력을 숨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환자에게 이전의 결핵치료 유무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초치료 환자와 마찬가지로 모든 재치료 환자는 반드시 배양된 결핵균에 대해 약제 감수성검사를 해야 한다.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대한 신속내성검사는 배양된 균주뿐만 아니라 도말 양성 검체를 대상으로도 직접 검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재치료 환자에서 치료를 시작한 후, 신속내성검사 결과에 따라 조기에 치료약제를 재조정할 수 있다.
원칙대로 초치료를 시행하고 치료를 종결한 후에도 결핵 병소에 남아 있던 감수성 결핵균이 재활성화되어 결핵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재발). 결핵의 재발은 치료 종료 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나 3-6개월 후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이 경우 재발한 결핵균은 대부분 감수성 균이므로 처음에 사용하였던 항결핵제들로 다시 치료하면 된다. 초치료 표준 요법으로 꾸준히 치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약제감수성 결핵의 경우는 처음 치료 시에 치료 기간이 불충분하였기 때문에 재발한 것으로 보고 재치료 시 치료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초치료 후 1-2년 이내에 재발한 경우 치료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 것을 권고한다(2HRZE/7HR(E)). 그러나 수 십년 전에 결핵을 앓았다가 최근 결핵이 다시 발생한 경우에 정의상으로는 재발이지만 같은 균에 의한 재발인지 아니면 새로운 감염에 의한 재발인지 확실치 않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초치료 표준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연장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결핵 치료를 위해 항결핵제들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결핵균이 계속 증식하여 치료에 실패할 경우 현재 사용
중인 약제가 효과가 없다는 뜻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결핵 치료 과정에서 결핵균이 사라졌으나 결핵 이외의 원인(동반된 폐암, 폐렴, 기관지 확장증, 공동성 병변의 출현, 역설적 반응 등)으로 임상소견과 방사선 소견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방사선 소견과 임상 증상만으로 치료 실패를 진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결핵치료 중 결핵균은 음전되었지만 새로운 병변이 생기거나 이전의 병변이 악화되는 역설적 반응(paradoxical reaction)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은 HIV 감염인에서 잘 나타나지만 HIV에 감염되지 않은 결핵환자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주로 치료 초기에 림프절염의 악화, 폐결핵 병변의 악화, 새로운 흉수의 발생 등 임상증상 및 방사선 소견의 악화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므로 치료 실패 여부는 신중히 진단되어야 한다. 일차 항결핵제로 초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경우 3개월 치료 후에도 배양 양성이면 치료 실패를 의심해야 하고 (배양 결과는 4-5개월에 확인), 4개월 치료 후에도 배양 양성인 경우에(배양 결과는 5-6개월에 확인) 치료 실패라고 진단한다. 결핵 치료 중 비결핵항산균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료 실패를 진단할 때 배양된 항산균이 결핵균임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담당의는 치료 실패의 원인 규명을 위해 환자가 규칙적으로 항결핵제들을 잘 복용하였는지, 잘 복용하였음에도 지속적인 구토 증상이 있어서 흡수에 문제가 있었는지, 과거 위, 소장 등의 수술적 치료나 병용 약물로 인해 항결핵제의 흡수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검사실 실수의 가능성이 있는지 자세히 조사하여야 한다. 결핵 치료 도중 치료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결핵환자가 항결핵제들을 처방한대로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아서 약제내성 결핵이 발생한 것이다(poor compliance). 대부분의 약제내성균의 발생기전은 결핵환자가 항결핵제들을 불규칙하게 복용하여 약제내성균이 선택적으로 증식하여 발생하는 경우이지만(획득 내성: acquired resistance), 처음부터 약제내성균에 감염되어 치료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일차 내성: primary resistance). 그러므로 치료에 실패하여 결핵균이 배양되면 일차 항결핵제와 이차 항결핵제에 대한 약제 감수성 검사를 시행하여 이후 치료 약제 선정에 이용하도록 한다. 전통적 약제 감수성검사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므로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대한 신속내성검사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을 권고한다.
치료 실패 결핵을 재치료할 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새로운 항결핵제들을 한 가지씩 추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실패한 처방에 한 가지씩 새로운 약제에 추가하면, 추가한 약제를 대한 새로운 내성이 발생하여 더욱 치료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치료 실패일 경우에는 치료 약제를 바꾸는 것이 원칙이다. 환자의 질병 상태가 심하지 않은 경우 신속내성검사 등 감수성검사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기존의 약제를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질병 정도가 심각한 경우, 지속적으로 도말 양성인 경우에는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에서와 같이 이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약제를 최소한 4제 이상 사용하여 재치료를 시작한다. 이러한 경험적 치료에는 퀴놀론제, 주사제(카나마이신, 아미카신, 카프레오마이신, 스트렙토마이신), 나머지 경구용 이차 항결핵제(시클로세린, 파스, 프로치온아미드)를 포함하여 구성하도록 한다. 나중에 약제 감수성검사 결과가 확인되면 이를 고려하여 처방을 조정한다. 치료 실패 결핵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약제내성 결핵이므로, 재치료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치료 실패의 위험이 크므로 결핵 치료의 경험이 많은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을 권고한다.
2017 결핵진료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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