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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위장관)/기능적질환

만성 기능성 변비의 진단과 치료 임상 진료지침 개정안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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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변비는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유병률은 서양의 경우 10-15%로 보고하고 있고[1],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체 인구 중 16.5%가 스스로 변비라고 인식하고 있다[2]. 변비 환자의 약 70% 정도는 일상업무에 방해받고 사회적 및 인간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할 정도로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질환이다[3].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ㆍ운동학회에서는 2005년에 “변비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고[4,5], 2011년 “변비 치료에 관한 임상 진료지침”을 개정 발표하였다[6]. 그 후 새로운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고, 다양한 근거 자료와 함께 유럽과 미국에서 변비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진료지침이 발표 되었다. 또한 이전 지침은 다학제 참여가 부족하였고, 변비의 진단 부분에 대한 지침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제한점이 있다. 이전 진료지침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연구에 서 약 25-48% 환자가 변비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고[7] 현재 시판되고 있는 완하제의 대부분이 처방전 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무분별한 완하제의 사용과 남용이 우려된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실정에 맞고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변비의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 지침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만성 기능성 변비의 진단과 치료 임상 진료지침 개정안은 최근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2016년 7월호에 게재되었다[8].

개정된 임상 진료지침의 특징은 첫째,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근거를 평가하기 위하여 체계적 문헌 검색과 근거 평가를 시행하였고, 둘째, 진료지침 개발 방법으로 수용개발(adaptation) 방법을 이용하였다. 수용개발 방법은 일부 국내의 연구 근거가 제한적이고 양질의 근거중심 진료지침들이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여건에 맞게 기존의 진료지침 안을 최대한 활용하여 개발하는 방법이다[9]. 진료지침의 대상은 만성 변비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성인 남녀로 만성 변비와 연관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들 을 포함하였다. Appraisal of Guidelines for Research and Evaluation II process [10]를 이용하여 6개의 가이드라인을 선 택하였다[6,11-15]. 이번 진료지침은 최신의 과학적 근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만성 변비의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임상 의사와 환자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하여 제작 되었다. 근거 수준과 등급 체계는 표 1과 같다[16,17].

개정안은 총 37개의 권고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만성 변비의 정의와 위험 요인에 대한 4개의 권고안, 진단에 대한 8개의 권고안과 25개의 치료 관련 권고안으로 작성되었다. 진단 및 치료 방법의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장ㆍ단점을 요약하며, 약제를 포함하는 치료 방법의 선택 기준, 각 치료 방법이 선호되는 임상 상황 및 주의사항 등을 포함하는 구체적 인 지침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고에서는 최근 개정된 진료 지침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변비는 증상에 기초한 진단으로, 일반적으로 배변 횟수가 적은 경우를 변비로 간주하지만, 이외에도 단단하게 변을 보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있는 경우, 배변할 때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항문이 막히는 느낌을 받거나 손가락으로 항문 주위 를 누르는 등의 수지조작을 해야 변을 보는 것 등 만성 변비 에는 다양한 증상이 포함된다[11,12,18,19].

변비는 원인 미상의 일차성 변비와 약제, 신경 질환, 대사 질환 및 내분비 이상 등으로 인한 이차성 변비로 나눌 수 있다[20]. 일차성 변비는 아형에 따라 진단 및 치료 향상을 위하여 세 가지 아형으로 나누는데 배변장애형 변비, 서행성 변비 및 정상통과형 변비로 나눌 수 있다[11,12]. 배변장애형 변비는 배변할 때 직장압이 증가하면서 골반저 근육과 항문 조임근의 압력이 감소하여야 하는데, 기능적인 이상으로 직장이 변을 배출할 때 밀어내는 힘이 약하거나 배변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되어 나타난다. 항문 휴지기 압력이 증가하여 나타나는 항문경(anismus)와 배변 근육의 조율 장애로 이한 골반저 기능 이상(pelvic floor dysfunction) 등이 포함된다[12]. 골반저 기능 이상은 직장 감각 이상과 흔히 동반되는데, 이로 인하여 직장류나 직장중첩증 등의 구조적 이상이 흔히 동 반된다[21,22]. 골반저 기능 이상은 대장 통과 시간이 정상인 경우 혹은 대장 운동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23]. 서행성 변비는 대장의 연동 운동 저하 혹은 운동의 부조화로 인하여 발생한다. 대장 운동 기능 이상은 종종 소장이나 위의 운동 기능 이상과 동반되어 서행성 변비로 대장 절제술을 받고 나서도 위배출능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11,24]. 정상통 과형 변비는 대장 운동 기능은 정상이나 변비를 호소하는 경우이다. 약 50%에서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동반되어 나타난다[25]. 과민성장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직장감각능 이상은 정상통과형 변비의 40%, 서행성 변비의 47%, 배변장애형 변비의 53%에서 동반된다[26].

변비 원인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나 복용하는 약물이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기질적 질환으 로는 대사성 질환(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고칼슘혈증 등), 근육병증(예, 아밀로이드증),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척수 손상 등)과 우울증과 같은 신경정신과적 질환이 있다. 변비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약물이며, 항콜린성 제제, 마약성 진통제, 칼슘차단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진경제, 항경련제, 알루미늄제산제와 철분 제제 등이 이에 속한다[27,28]. 그러므로 환자의 병력 청취를 통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중단하도록 한다.

변비 유병률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상승하며 여성에게서 특히 증가한다[29,30]. 연령 증가로 인한 장벽 자체의 변화뿐 아니라 복용하게 되는 다양한 약물, 식이섬유 섭취 저하 등 식이의 변화, 파킨슨병, 뇌경색, 척수 질환, 치매 등과 같은 신경계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변비를 유발하게 된다[29,31].

만성 변비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배변 횟수뿐 아니라 대변 형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23,32]. 대변의 성상이 단단해도 배변 횟수는 정상이며 어떤 경우는 대변을 드물게 보아도 형태는 정상인 경우가 있다[33]. 이러한 경우 배변 횟수보다는 대변 형태가 대장 통과 시간과 더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대변 형태를 관찰하는 척도는 Bristol Stool Form Scale이다(Fig. 1) [32].

만성 변비 환자에게 기질적 질환을 감별하기 위하여 검사를 실시할지 여부는 환자의 증상, 삶의 질에 미치는 정도, 경고 증상이나 위험 인자, 문진 및 신체 진찰 등을 근간으로 하여 담당 의사가 결정하여야 할 사안이다[11]. 그러나 만성 변비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이차성 질환을 감별할 목적으로 모두에게 다양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비용-효과면에서 유효성이 낮다. 빈혈 여부를 보기 위한 일반 화학 검사[12]나 단순 복부 사진[34] 등은 종종 사용되는 검사이나 그 근거가 약하고, 갑상선 기능 검사, 혈당 검사 및 혈청 칼슘 검사 등 은 비용대비 효용성이 낮은 검사이다[35]. 그러나 대장내시경은 경고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12]. 경고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여 대장선종이나 대장암을 발견할 확률은 변비가 없는 사람에 비해 높지 않다[34]. 경제성 분석에서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진단을 위한 경제적인 검사 방법이나[36] 변비 증상 여부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13].

만성 변비가 있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대장암에 대한 적절한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장 한다[11,12,14,23]. 그러나 만성 변비가 있는 경우 변비가 없는 경우보다 대장암이 더 흔히 발견된다는 임상 근거가 없으므로[37] 모든 환자에게 통상적으로 대장내시경을 권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장 수지 검사는 변비를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로 직장내 분변, 종괴, 치핵, 치열, 직장 탈출 및 직장류와 같은 이차성 변비의 감별 진단뿐 아니라 배변 장애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13]. 직장 수지 검사 방법은 표 2에 정리하였 다[38]. 요약하면, 부적절한 회음부 하강, 항문조임근 이완이 없거나 역설적 수축이 있다면 배변 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직장 수지 검사는 배변 장애를 진단하는데 있어서 고식적 항문직장 내압 검사와 고해상도 항문직장 내압 검 사와 비교하여 각각 75% 민감도, 87% 특이도 및 93.2% 민감 도와 91.0%의 양성예측도를 보인다[39,40]. 직장 수지 검사는 정상이더라도 배변 장애를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진료 현장에서 배변 장애에 대한 선별 검사로서 추가적인 항문 직장 기능 검사를 결정하고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12].

항문직장 기능 검사는 만성 변비 진단을 위해 반드시 권고되지는 않으며[12], 항문직장 내압 검사는 완하제에 반응이 없는 배변 장애 환자의 진단을 위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배변 장애가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는 진단을 위해 먼저 고려 될 수 있다[12,41]. 배변을 할 때 항문조임근이 열리고 직장 압력이 증가해야 원활히 배변이 일어나는데, 배변 장애가 있 는 경우 모의 배변을 시도할 때 항문조임근 이완이 없거나 불충분한 이완 혹은 오히려 수축이 일어나는 경우(역설적 수축) 혹은 직장 압력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거나 직장 수축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데, 직장 내압 검사를 통하여 이러한 이상을 발견할 수 있다. 항문직장 내압 검사는 아직 표준화 된 방법이 확립되지 않았고,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간혹 비정상 소견을 보일 수 있으므로, 배변 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서는 풍선 배출 검사, 영상학적 검사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근전도와 같은 다른 항문직장 기능 검사와 함께 종합적인 평 가가 필요하다.

풍선 배출 검사는 모의 배변 동안 배변 기능을 평가하는 간단하고 저렴한 검사 방법이다. 아직 표준화된 방법은 없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모의 배변 동안 1분 이내에 풍선 배출이 가능하면 정상 소견으로 간주한다[41]. 풍선을 배출하지 못 하면 배변 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며, 87.5% 민감도, 89% 특이 도, 64% 양성예측도, 97% 음성예측도를 보인다[42]. 그러나 배변 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상당수가 풍선 배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풍선 배출 검사 결과만으로 배변 장애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34,43]. 풍선 배출 검사는 배변 장애를 예측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진단을 위해서는 다른 항문직장 기능 검사가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14].

배변 조영술은 실시간으로 환자의 배변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 방법이다. 배변 과정의 다양한 단계별로 항문 직장과 골반저의 기능을 역동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변비 환자에서 항문직장 내압 검사와 풍선 배출 검사로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고려된다[13]. 특히 치골직장근의 역설적 수축과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직장류, 직장항문 중첩증, 직장탈출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 하다[20,44]. 바륨 배변 조영술이 널리 사용되며, 그 외 자기공명 배변 조영술, 질 초음파 혹은 직장 초음파 검사가 항문직장 과 골반저의 기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대장 통과 시간은 방사선비투과 표지자를 이용하여 측정 하는 방법으로,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Kolomark (M.I. Tech, Pyeongtaek, Korea)와 Sitzmarks (24개 표 지자; Konsyl Pharmaceuticals, Texas, TX, USA)가 주로 사용 되고 있다[45,46]. 다양한 측정 방법 중 연속된 3일 동안 일정 시간에 표지자가 들어 있는 캡슐을 1개씩 복용하고 4일째와 7일째 복부 X-선 촬영을 시행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 다. 국내 성인의 정상 대장 통과 시간은 남자 22.3 ± 16.1시 간, 여자 30.1 ± 21.4시간이며[47], 대장 통과 시간은 연령, 성 별, 인종 및 측정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장 분절별 통 과 시간은 서행성 변비와 배변장애형 변비를 구분하는데 유용하고[14] 다른 기능 검사와는 달리 쉽게 이루어질 수 있어 만성 변비를 감별 진단하기 위한 초기 검사로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표준화된 방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배변 장애 환자 중 50% 이상에서 느린 대장 통과 시간을 보이므로, 대장 통과 시간 측정만으로 배변 장애를 배제할 수는 없다. 일부 외국 진료지침에서는 대장 통과 시간 측정은 항문직장 내압 검사, 풍선 배출 검사 혹은 배변 조영술이 정상인 경우 에 시행하도록 권고한다[13]. 그러므로 임상 의사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주어진 의료 환경에서 시행 가능한 검사를 적절 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비 치료에 있어서 신체활동의 효과는 다양하다. 39,532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등도의 신체활동 을 하는 여성이 앉아서 일하는 젊은 여성, 중년 여성, 노인 여성과 비교하여 의미 있게 낮은 빈도로 변비 증상을 보였다 (각각 odds ratio 0.70, 0.75, 0.82) [48]. 국내 연구에서는 여성의 경우에만 중등도 혹은 고도의 신체활동이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켰다[49]. 신체활동의 증가는 특히 활동량이 적은 노인의 변비 환자에서 증상 호전을 가져올 수 있지만, 정상 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젊은 변비 환자에서의 운동 효과는 명 확하지 않다. 최근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신체활동 (20-60분, 주 3-5일)이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하였다[50]. 신체활동의 증가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상의 이익을 줄 수 있으므로 변비 환자 에게 권고된다.

식이섬유는 원위부 소장과 대장에서 발효되어 짧은 사슬 지방산과 가스를 생성하여 위장관 기능과 감각에 영향을 준다[51]. 메타분석에서 식이섬유는 변비 환자에서 배변 횟수 를 증가시켰으나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거나 완하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52]. 최근 연구에서 말린 프룬 섭취는 차전자에 비해 자발적 완전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고 대변 굳기를 호전시켰다[53].

식이섬유는 경도 및 중등도의 변비를 호전시킬 수 있지만, 심한 변비에는 효과가 없다[54]. 국내 연구들에서 식이섬유는 부작용 없이 변비 치료에 효과를 나타냈다[55,56]. 식이섬유가 종종 변비 관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심한 서행성 변비나 배변장애형 변비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57]. 특히 대변 저류가 있는 경우에는 식이섬유 섭취로 인해 경련성 복통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식이섬유 섭취를 증가시키기 전에 삼투성 완하제 처방을 고려해야 한다[51].

부피형성 완하제에는 차전자, 칼슘폴리카르보필, 메틸셀룰로오즈와 밀기울이 있으며, 이 중 차전자에 대한 연구가 잘 이루어져 있다. 위약과 비교하여 부피형성 완하제(특히 차전자)는 전반적인 증상, 과도한 힘주기, 배변시 통증과 대변굳기를 호전시키고, 주 당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고 배변 간격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58]. 부작용은 가스, 복부 팽만, 대장 폐쇄 및 칼슘과 철분 흡수 장애 등이다.

증거는 부족하지만, 섬유소 섭취가 부족한 변비 환자에서 부피형성 완하제는 변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심한 서행성 변비나 배변장애형 변비에는 효과가 없다. 일부 환자에서는 복부 불편감, 복부 팽만, 복통을 피하기 위해 부피형성 완하제 전에 삼투성 완하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51].

부피형성 완하제는 성분에 대한 과민증, 분변매복과 장폐쇄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부피형성 완하제 복용 후 복부 가스 혹은 팽만감을 유발하고 특히 노인에서는 분변매복과 장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수분 섭취가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없지만[59], 수분 섭취가 부족한 환자에서는 변비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그네슘염은 삼투성 완하제로 비용이 저렴하고 복용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다. 한 연구에서 수산화마그네슘이 부피 형성 완하제와 소비톨을 병합 투여한 군에 비하여 배변 횟수 및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고 추가적인 변비약의 사용 빈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60]. 무작위 대조 연구는 매우 드물지만, 마그네슘염은 신장 기능이 정상인 환자에서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고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져 경도 및 증등도 변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신장 기능 이상이 있거나 신경 근육 질환이 있는 경우, 마그네슘염으로 인한 고마그네슘혈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61]. 고마그네슘혈증은 curare와 유사하게 신경근육 접합부의 자극 전달을 감소시켜 신경근육계, 호흡기계 및 심혈관계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계 부작용으로는 저혈압, 심장 전기전도 장애, 서맥성 부정맥 및 심정지 등이 유발될 수 있다[62,63]. 따라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마그네슘염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비흡수성 다당류는 고삼투성 완하제로 락툴로오스와 솔비톨 등이 있다. 락툴로오스는 갈락토오스와 과당의 합성체로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세균에 의해 대사되어 대장을 자극하는 산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64]. 생성된 산은 장내 삼투압을 증가시켜 변에 수분을 축적시키고 변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복용 24-72시간 사이에 효과가 나타난다. 연구 방법에 제한은 있지만, 락툴로오즈는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고 대변 굳기를 호전시켰다[65,66]. 국내 소규모 연구에서도 서행성 변비 환자에게 락툴로오스를 투여했을 때 상행결장의 대장 통과 시간이 빨라지고 변비 증상이 개선되었다[67]. 락툴로오스는 전신으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에서 기형아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며[68], 뇌병증이나 당뇨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다.

비흡수성 다당류는 종종 복부 팽만, 장경련, 오심과 설사와 같은 위장관 증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증상은 대장에서 세균에 의해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 산물에 의해 발생하며, 대개 일시적이다[69]. 락툴로오스는 4주 이상 복용 한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아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하고 좋은 복용 순응도를 보인다[70].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락툴로오스는 노인 환자에서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고 대변 굳기를 호전시킨다[71].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장관 내에서 흡수되거나 대사되지 않는 고분자 물질로 장관 내로 수분을 끌어들인다. 메타분석에서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위약에 비교하여 주 당 배변 횟수를 증가시켰고[72], 락툴로오스에 비해 주 당 배변 횟수, 대변 형태, 복통 호전, 추가적인 약제의 필요성 면에서 더 효과적이었다[73].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전신으로 흡수되지 않아 임산부에서 기형아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74].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6개월 이상 장기 투약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복용 순응도가 좋고,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다[75]. 다른 삼투성 완하제에 비해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전해질 이상, 수액 과다, 탈수 등의 위험성이 적어 신장 기능 장애 혹은 심장 질환 환자에서도 비교적 안전하다. 흔한 부작용은 설사, 복통, 오심과 구토가 있지만, 심각한 부작 용이 없어 장기간 투여가 가능하다[73].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65세 이상 만성 변비를 가진 노인 환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제로 다른 완하제에 비해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를 정상화시키는 데 있어서 더 효과적이다[70,76]. 폴리에틸렌 글리콜은 종종 구역,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없어 노인에서도 좋은 복용 순응도를 보인다.

자극성 완하제는 안트라퀴논(anthraquinones: senna, cascara)제제, 디페닐메탄(diphenylmethanes; bisacodyl, sodium picosulfate)제제 등이 대표적이다. 자극성 완하제의 작용 기전 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장내 점막하 신경총과 근육층 신경얼기(myenteric plexus)에 직접 작용하여 장 운동을 촉진시키고, 장내 분비 효과를 증가시킨다. 대개 비사코딜은 복용 6-12시간 후, 센나는 복용 1-3시간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77]. 메타분석에서 자극성 완하제는 만성 변비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78].

자극성 완하제는 흡수 장애, 전해질 이상, 용량 의존적인 경련, 설사, 남용 및 대장 흑색증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29,79], 장기간 복용과의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 하제성 대장(cathartic colon)이 나타나기도 한다 [80,81]. 따라서 자극성 완하제는 부피형성 완하제나 삼투성 완하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변비 환자에서 사용해 볼 수 있다[79].

프로바이오틱스의 변비 치료에 대한 효과와 안정성을 알 아보기 위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Bifidobacterium latis DN-173000, Lactobacillus casei Shirota와 Escherichia coli Nissle 1917이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 호전에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82].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균주 및 용량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만성 변비에 대한 효과를 해석하는 데는 제한점이 있다. 프 로바이오틱스는 만성 변비의 치료를 위해 다른 완하제와 함께 사용될 수 있다.

Prucalopride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에 매우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대장 통과 시간을 빠르게 한다[15,83]. Prucalopride 는 위약에 비해 배변 횟수, 대변 굳기를 호전시키고 구제약 복용 빈도를 감소시켰으며, 변비 관련 증상을 감소시켰고, 노인 환자에서도 효과적이었으며, 효과는 18개월까지 지속 되었다[84-91]. Prucalopride는 2 mg을 1일 1회 투여하고, 65세 이상, 신장 기능 저하(사구체 여과율 < 30 mL/min/1.73 m2 ), 중증의 간기능 저하(Child-Pugh C)가 있는 경우는 1 mg을 1 일 1회 투여한다. 두통, 구역, 복통, 설사 등으로 5%의 환자가 투약을 중단하게 된다. 약제에 대한 과민반응, 투석을 요하는 신장 기능 저하, 장폐쇄나 천공이 의심될 때, 심한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투약해서는 안 된다[15]. 비선택적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와는 달리, prucalopride의 심각한 심장 독성은 보고되지 않았다. Prucalopride는 전통적 완 하제에 반응이 없는 만성 변비 환자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 으며, 투약 후 4주 이내에 효과가 없다면 재평가를 통해 투약 지속 여부를 재고해야 한다.

Lubiprostone은 만성 변비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염소통로 활성제이나, 아직 국내에서의 사용은 불가능하다[15]. 두 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lubiprostone 24 µg을 1일 2회 복용한 경우에 배변 횟수와 대변 굳기가 호전되었고, 힘주기가 감소되었다[92,93]. 부작용은 오심, 설사, 두통, 복부 팽만, 복통, 부글거림, 구토 등이다. Lubiprostone 은 전통적 완하제에 반응하지 않는 정상통과형 변비 혹은 서행성 변비 환자에게 투약해 볼 수 있다.

Linaclotide는 2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변비 환자의 자발적 완전 배변 횟수를 증가시켰다[94].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로 대개 투약 첫 2주 이내에 발생한다[94]. Linaclotide 와 담즙산 수송체 억제제는 아직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았으나 전통적 완하제에 반응하지 않는 변비 환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94].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의 부조화스런 항문직장 근육과 골반 근육들을 재훈련시키는 과정이다.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의 약 70% 가량에서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효과적이며, 2년 이상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지만, 단순 서행성 변비 환자에서는 거의 효과가 없다[95-99].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도 완하제로 치료될 수 있지만, 약제 반응에 관계없이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이오 피드백 치료는 대변 굳기가 더 단단할 수록, 완하제 투약 기간이 짧을수록, 휴식기 항문조임근 압력이 높을수록, 풍선 배출 시간이 길수록 효과적일 것으로 예측된다[100,101]. 또한,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의 의지와 순응도가 요구된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이론적으로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이 없고, 적응증이 된다면 안전하게 반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완하제 사용을 감소시키고 비용효과적이다[102,103].

만성 변비에서 수술 치료에 대한 임상 대조 시험은 없으나,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변비 환자에서 수술 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증례 보고가 있다. 만성 변비에서 수술의 유효성에 대해 39개 논문, 1,4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에서 치료 성공률은 86% (39-100%)였다[104]. 전대장절제술 및 회장-직장 문합술이 난치성 변비 환자에서 가장 많이 시술되었고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치료와 부분 결장 절제술 등이 시도되고 있다[104,105]. 수술 치료에 앞서 내분비 및 대사 장애, 신경 장애, 근육조직 장애 및 약물에 의한 이차성 변비를 감별하기 위하여 문진, 신체 검진, 혈액 검사,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배변 장애를 평가하기 위해 바륨 배변 조영술과 항문직장 내압 검사가 필요하며, 서행성 변비를 진단하기 위해 대장 통 과 시간 측정이 필요하다. 상부위장관 운동 장애를 배제하기 위하여 위 배출 검사와 소장 통과 시간 측정도 필요하다 [106]. 수술 치료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모든 수술 이외의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배변 장애가 없는 서행성 변비 환자에서 신중하게 선택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107].

배변 폐쇄 증후군(obstructed defecation syndrome)은 직장류, 직장 탈출증, 직장-항문 장중첩증을 포함하는 골반 장기의 이상과 관련이 있으며, 바이오피드백을 포함한 수술 이외의 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 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항문 경유 또는 질을 경유하여 직장류를 치료하는 수술 방법은 배변 폐쇄 증후군에 의한 변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수술 후 변비의 재발, 변실금,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50%까지 보고되고 있어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108]. 직장 탈출증 및 직장-항문 장중첩증에 대한 수술 치료도 수술 이외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시도할 수 있으나, 연구 결과가 부족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

관장은 수백 년 동안 물, 비눗물, 포스페이트 및 당 용액을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로 변비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만성 변비에서 관장의 효능에 대한 체계 적인 연구 결과 및 증거들은 부족하지만, 많은 임상의와 환자들은 급성 또는 만성 변비의 치료 또는 내시경이나 수술 동안 대장정결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관장은 직장을 확장될 때 관장액이 대장 점막을 자극하여 수축을 유발하여 대변을 제거한다. 관장 치료는 바이오피드백을 포함한 내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변비 환자들에서 분변 매복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109].

관장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일 수 있으나, 대사 장애 혹은 천공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통상적인 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 특히 고장성 인산나트륨을 이용한 관장은 만성 신부전을 가진 노인에서 심각한 인산 신장병을 유발할 수 있고, 신장 기능 장애, 전해질 불균형이 있거나 전해질 불균형(저칼슘 혈증, 고인산 혈증, 또는 고나트륨 혈증)의 위험이 있거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110]. 관장에 의한 천공은 약해진 직장 벽에 관장액을 투여하는 기구가 접촉하여 발생하며[111], 비누 관장 역시 직장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좌약은 글리세린 같은 윤활제나 비사코딜 같은 자극성 약제 등 수십 년 간 여러 형태로 만성 변비에 사용되었으며, 대변의 배출을 시작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만성 변비 환자에서 좌약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들이 부족하여 지속적인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기타 비약물적 치료

천수신경 자극(sacral nerve stimulation)

천수신경 자극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변비 환자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112]. 천수신경 자극은 외부의 전기 자극이 세 번째 천골 구멍을 통하여 S3 천골신경에 전달되도록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 방법이다. 두 개의 이중 맹검 교차 시험을 포함한 10여 개의 연구들에서 천수신 경 자극이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들이 도출되었으나, 근거가 부족하다[113].

체외 자기자극 치료 (extracorporeal magnetic stimulation therapy)

체외 자기자극 치료는 전류가 변화하는 자기장을 사용하여 원하는 S2-S3신경 조직에 전기적 자극을 유도하여 변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잠재적 치료 방법이다. 작용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직장 감각 저하 혹은 후장 기능 장애가 있는 변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보고가 있다[114].

전기자극 치료(electrical stimulation therapy)

전기자극 치료는 바이오피드백 등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 하지 않고, 직장 감각 저하가 있는 변비 환자의 치료에 보조 적인 치료 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115]

결 론

최근 발표된 만성 기능성 변비의 진단과 치료 임상 진료 지침 개정안은 2011년 발표된 진료지침과는 달리, 다학제 참여를 통해 전문성을 높였고, 진단에 관한 진료지침을 추가하 였으며,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고 최근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권고 등급을 적절하게 변경하였다. 진단 및 치료 방법의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장ㆍ단점을 요약하며, 약제를 포함하는 치료 방법의 선택 기준, 각 치료 방법이 선호되는 임상 상황 및 주의사항 등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1차 의료기관의 개원의 및 2, 3차 의료기관 의 봉직의뿐만 아니라 소화기내과, 소화기외과 및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적정 진료를 위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 전공의 및 병원 근무 인력에 대해서도 진료 원칙의 길잡이 역할을 하며 교육 자료로도 활용되도록 하였다. 또한 환자에게는 제공받는 서비스의 예측성을 높이고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환자에 대한 교육 및 의사 소통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국내 실정에 맞고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진료지침 개정 안을 제공함으로써 변비의 진단 및 치료에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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